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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PROJECT/100권의 책_전문 지식을 쌓는다

book_014.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드는 시대 브랜드 3.0

by '오지연' 2016.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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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드는 시대

브랜드 3.0

 

 

 

박찬정 지음

출판사 : (주)지식노마드

1판 1쇄 인 : 2015년 8월 1

1판 1쇄 발생 : 2015년 8월 10일

 

지은이 : 박찬정  

 

[저자 소개]

 

 

저자 박찬정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브랜드 전략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

LG전자 플래트론 글로벌 브랜드 전략 컨설팅 등의 프로젝트는 브랜드 전략 컨설팅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에릭 요컴스탈러 박사와 함께 진행하였으며, 데이비드 아커와는 프로젝트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브랜드 전략 논의를 해왔다.

현재 변화된 시장 환경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 전략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박찬정은 대한민국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 컨설턴트 1호이다.

동워싱턴 대학교(EASTERN WASHINGTON UNIVERSITY)에서 경영학(마케팅)을 전공했고, 미시건 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에서 광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에서 광고대행사(오리콤, 애드벤쳐)와 브랜드 컨설팅 회사(브랜드 앤 컴퍼니)에서 기업의 마케팅, 광고, 브랜드 전략 수립의 오랜 실무 경험을 가졌고 (주)CNNB COMMUNICATIONS의 대표이사 겸 사장으로 재직하였다. 또한 인천상공회의소와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에서 브랜드 전략과 광고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강의를 하였다.

애경그룹, 삼성전자, LG화학, 신영증권, 도루코, 호텔신라, KT&G, 인천국제공항, 능률교육, 그리고 NH 농협손해보험 등과 같은 기업 브랜드들의 브랜드·마케팅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LG전자 플래트론, 삼성전자 신제품(냉장고), 오로라 등의 글로벌 브랜드 전략 컨설팅을 진행하였다. 그 외 한국통신(KT) 통합브랜드 전략, 빙그레 통합브랜드 전략과 바나나맛우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 KT&G 레종(시즌/엔츠) 통합 BIS 전략, 도루코 대표 브랜드 개발 전략, 그리고 KOTRA 브랜드 전략 및 관리 매뉴얼 전략 등 다수의 브랜드 전략 컨설팅을 수행하였다.

저서로는 [프랙탈 경영 전략]이 있다.

 

 

박찬정

cjpark30@hanmail.net

010-3899-2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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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21세기 이전까지 우리는 '닫힌 세상'에서 살았다.

기업들은 제품과 정보를 전략적으로 제공하는 '갑'이었고, 소비자들은 기업에서 전달하는 제한된 정보에 의존하여 제품을 구매하는 '을'이었다.

닫힌 세상에서는 기업의 인위적이고 선형적이며 기계적인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이 유지된다. 일부 업종에서는 기업이 정부의 눈치를 보아가며 시장점유율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었던 시대였다. 기업이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는 다양한 안전장치들이 있었던 시대였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세상이 변했다.

사회를 밑바탕에서 지지하는 심층기반도, 현상을 보여주는 시스템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소비자들도 변했다. 그 동안의 성장을 설명해 주는 경험법칙이나 이론을 금지옥엽처럼 고집해왔던 기업조차도 변했다. '열린 세상'이 된 것이다. 열린 세상의 핵심은 디지털 혁명으로 인한 '세계화'와 '정보화'로 요약된다.

 

열린 세상으로 바뀌면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소비자들의 변화다. 이전의 닫힌 세상에서 '미미한 다수' 였던 일반 소비자들은 과거처럼 고립되어 수동적인 정보에만 의존하던 개개인에서 이제는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상호작용하는 '의미있는 다수'로 바뀌게 되었다. 이들은 한층 더 복잡해진 심층기반과 열린 시스템에서 스스로 '정보의 생산, 공유 그리고 확산'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가지고 시장을 움직이고 주도하는 핵심적인 집단이 되었다. 

 

이 책의 목적은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비선형적 현상의 이면에 감춰진 살아 있음과 참값을 밝혀서, 살아 있는 브랜드 전략을 제시하는 데 있다. 본문에서 확인할 수 있겠지만,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브랜드와 사회현상들의 이면에 있는 질서와 무질서의 패턴을 녀구하여, 필요한 새로운 사고의 틀은 무엇인지 그리고 변화된 열린 세상에서의 브랜드 시스템 작동 원리는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이제 우리가 느낄 수 있듯이, 시장과 브랜드와 소비자는 더 이상 독립되어 각각의 역할만 하는 선형적인 관계가 아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와, 그로 인한 거시적인 현상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 새로운 브랜드 패러다임이며 바로 브랜드 3.0이다. 


여는글 | 브랜드에 대한 두 가지 오해
브랜드는 기업이 만든다

 

브랜드의 시대다.

기업에서 만드는 제품의 '브랜드화' 뿐만 아니라 정치인, 연예인, 운동선수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까지 브랜드가 되는 시대다. 이는 제품, 연예인, 운동선수 등이 본연의 기능을 하는 그 자체로서 보다는 소위 '브랜드화' 되는 것이 어떤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제품과 브랜드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브랜드의 사전적인 정의는 '어떤 상품을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이름이나 기호, 도안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지만, 브랜드 전략을 다루는 학계나 업계에서는 아커의 정의를 따른다. 즉 브랜드 개성, 다양한 편익들,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 사용자 이미지 등이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요소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브랜드에 대한 오해가 발생한다. 브랜드를 구성하는 원산지, 브랜드 개성, 사용자 이미지, 정서적 편익 등의 용어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요소들을 기업 차원에서 구축해야하는 브랜드 전략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략이 수립되면 제품이 브랜드가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브랜드는 소비자 중심의 개념이다. 기업에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든 안하든 브랜드는 소비자가 만든다. 다만, 기업의 브랜드 전략은 보시자가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만일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든다는 인식이 없다면 기업이 수립하는 브랜드 전략은 오히려 방해만 될 수도 있다.

 

브랜드=제품+의미(또는 가치, 꼬리표)

여기서 '의미'는 '소비자들이 인지하는' 의미나 가치를 말한다. 기업이 만드는 제품에 소비자들이 부여하는 의미가 없다면 브랜드는 제품으로서만 존재하게 된다. 아무리 훌륭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여 광고나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였더라도 그 의미나 가치를 소비자가 공감하지 못한다면 제품은 아직 진정한 브랜드가 되지 못한 것이다.


미국식 브랜드 전략은 어디에서나 통한다

 

브랜드 전략은 이전까지 기업과 소비자와의 관계에서 마케팅이라는 좁은 울타리에 갇혀있던 기업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기업이나 브랜드의 중장기적 지향점도 모른 채 단기적인 성과 위주의 마케팅 전략에만 매달리던 상황에서 브랜드의 리더십, 정체성 그리고 개성 등 기존과는 다른 브랜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 아커의 브랜드 전략이 도입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미국식 브랜드 전략은 한계에 부딪혀 있다. 이전과 달리 급변하는 기업 환경이나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에 적합하지 않게 되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 전략의 구조적인 문제

미국식 브랜드 전략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과학적인' 브랜드 전략이다. 우리는 흔히 과학적이라고 하면 별다른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과학의 개념이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의 구축과 검증을 거쳐 일반화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적인 접근 방식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표준화, 단순화, 전문화(소위 3S라고 불리는)로 나타나는 미국식 합리성에 따라 인위적으로 구조화되기 때문이다. 과학적인 합리성은 '단순한 것이 최선이다. simple is best'로 표현되는 것처럼 사물이나 현상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고 표준화하여 시스템을 구조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접근

이제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기다.

브랜드 전략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미국식 브랜드 전략의 구조적인 문제와 우리 문화에 맞지 않는 내용적인 문제는, 현재 브랜드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조금은 지나치게 표현되었을 수도 있다. 한동안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을 그들의 과학적 논리와 이론을 통해 배운 것이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글로벌 시대가 되어 세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공통적인 문화 또한 조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특정한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나 통계를 통한 정량적인 검증 등은 그 중요성을 더욱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나는 약 7년 동안, 미국의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광고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브랜드 컨설팅 회사에서 아커와 브랜드 이론에 대해 직접 논의할 기회도 있었으며, 아커와 <브랜드 리더십>책의 공동 저자인 요컨스텔러 박사와는 미국에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브랜드에 대한 그들의 합리적인 분석 능력과 현실적인 통찰력에 감탄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서양의 특히 미국의 브랜드 전략에서 배울 점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접근 전략이 필요한 이유는, 세상이 변했기 때문이다.

21세기의 정보화 사회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많은 상식조차 더이상 통용되기 어려움을 일깨워준다. 국가와 사회 심층기반으로부터의 변화로 인해 복잡성이 더욱 증가하고, 에너지 드나듦이 더욱 자유로워진 열린 시스템으로 바뀌었으며,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드는 중심에 있다는 브랜드 환경의 커다란 변화가 진행 중이다. 이와 같은 거시적인 환경의 변화는 브랜드 시스템을 더욱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장으로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도,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브랜드 시스템 변화의 핵심은 소비자 상호작용에 있다.

 

이전과는 달리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제약 없이 소비자 간 정보와 소통과 공유와 재생산이 가능해졌다. 이전의 소극적이고 수동적이었던 소비자가 제품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프로슈머를 거쳐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브랜슈머가 된 것이다.

 

브랜드 전략은 기본적으로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를 규명하고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전략적인 지침을 주는 것이다. 바뀐 브랜드 환경과 소비자가 만들어내는 다이내믹한 현상들의 이면을 밝혀내고 설명해줄 수 있는 살아 있는 브랜드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Part 1. 살아 있는 브랜드 만들기

1장| 브랜드 전략의 목표는 창발
복잡한 현상 이면에 숨어 있는 패턴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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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속도가 빨리지는 변화의 시대를 맞아 경제나 경영 분야는 물론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예상치 못한 여러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이해하고 무언가 대응하는 것이 생존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개인과 기업의 입장에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격동의 시기라든가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규정 이상의 구체적인 방법론이 필요해졌다.

 

오늘날의 예측 불가능성이나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핵심은 바로 '비선형성'에 있다. 선형이란 하나에 하나를 더해서 둘이 되는 것(1+1=2)과 같이 입력과 출력의 관계가 언제나 일정한 비율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에 비선형은 하나에 하나를 더했는데 영이 되거나, 셋 이상이 되는 것(1+1=0 혹은 1+1=3)처럼 입력과 출력의 관계가 일정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선형이 아닌 것은 모두 비선형이다. 비선형의 가장 큰 특징은 나비 효과, 즉 초기의 사소해 보이는 작은 요동이 나중에 커다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는 주로 현상에 관여하는 구성요소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한 되먹임(feed back)으로 인해 발생하며 비즈니스에서 그 주역은 소비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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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진화를 만들어내는 전략은 제품 자체에만 국한되는 개념은 아니다. 미니(BMW의 mini)는 제품을 통해 진화를 이끌었지만 미샤(화장품 브랜드 MISSHA)는 유통채널을 통해 진화를 만들어냈다. 많은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시장에서는 제품, 가격, 유통 그리고 서비스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이미 확고한 시장 질서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 강력한 질서가 구축된 대다수 시장에서는 평범한 접근으로는 브랜드의 성공을 장담할수 없다. 기존의 시장 질서를 뚫고 나오기 위해서는 미니와 미샤 브랜드처럼 진화를 위한 새로운 시장 공간을 찾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기존 브랜드들이 만들어 놓은 질서 안에 들어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 선점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진화를 위한 새로운 시장 공간 찾기는 소비자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비선형적인 현상을 이끌어내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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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표

실제로 소비자가 사용하는 미니를 지칭하는 언어는 따로 있다. 바로 '외계인이 만든 자동차(엔진)'이다. 이것이 바로 미니의 브랜드 꼬리표이다. 소형차이지만 뛰어난 엔진 성능과 멋진 외관을 갖춘 미니는 고객들에게 단순한 제품(자동차) 이상의 의미를 준다. '외계인이 만든 자동차'는 소비자들끼리 소통하는 그들만의 언어이며 고객들이 스스로 만든 꼬리표이다. 꼬리표(의미)가 없는 브랜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제품일 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꼬리표를 가지고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이다. 소비자들끼리 꼬리표를 통해 상호작용하면서 기업이 전혀 예상치 못한 비선형적 현상이 실제 시장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BMW는 이러한 꼬리표가 생긴 배경으로 '미니가 영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미니가 영국에서 생산되지만 품질과 신뢰성, 성능 등으로 명성 높은 독일 BMW의 엔지니어들에 의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브랜드 슬로건은 기업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브랜드 꼬리표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상호작용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꼬리표는 누가 처음에 만들었냐는 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상호작용을 위해 실제 활동하는지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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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되먹임 현상

미샤의 프로슈머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구매를 통해서, 그리고 미샤 인터넷 싸이트인 뷰티넷과 연계하여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가격이 싸서 걱정했는데 품질이 참 괜찮더라'는 입소문의 확대 재상산을 이끌어 낸 주인공들이었다. 이들이 소통하는 핵심은 '미샤는 3,300원'이라는 꼬리표였다. 온라인 뷰티넷은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기만 하는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프로슈머들의 적극적인 활동까지도 가능케 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적극 활용되었다.

 

이처럼 어떤 입력을 통해 나온 출력이 다시 긍정적 방향의 입력이 되는 양의 되먹임 현상은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라는 명제를 참으로 만들게 된다.

 

** 모든 복잡한 현상 이면에는 비선형적 상호작용이 있다.

미니와 미샤의 놀랄만한 성공을 통해 복잡한 시장 상황을 뚫고 나올 수 있었던 숨은 3가지 법칙을 살펴봤다. 시장에서 진화해야 한다는 점, 브랜드의 꼬리표가 있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양의 되먹임 현상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바로 비선형적 현상을 만들어내는 숨은 법칙이다.

 

** 이제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많은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하는 정도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마음을 살 수 없다. 시장, 브랜드, 그리고 소비자를 잇는 통합적이고 유기적인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는 소비자가 있다. 시장에서의 진화 전략, 브랜드 꼬리표 전략, 소비자의 되먹임을 유발하는 전략, 그리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상호작용에 의한 브랜드의 창발을 만들어가는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것이 '브랜드 3.0전략' 이다.

 

브랜드 3.0 전략은 소비자들의 미시적인 상호작용이 거시적인 행동패턴으로 연결되어 브랜드가 지향하는 목표점에 다다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브랜드3.0 전략은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변화 속에 숨어 있는 일관된 패턴'을 찾는 과정이다. 다시 말하면,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보이는 현상일지라도 브랜드3.0 관점으로 보면 이떤 일관성 있는 '패턴'을 찾을 수 있다. 그러한 패턴을 찾아가는 '전략적 통찰'이 바로 브랜드3.0 전략의 핵심이다

 

브랜드3.0의 새로운 패러다임

 

[브랜드1.0 시대]

브랜드는 언제부터, 왜 중요해졌을까?

전통적인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상품, 가격, 유통, 판매촉 이라는 잘 알고 있는 4P전략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들 4P 요소 중에서 다른 경쟁 제품 대비 가장 경쟁력 있는 요소를 중심으로 차별적 가치제단(unique selling proposition), 즉 USP 전략으로 소비자를 설득함으로써 판매를 향상시키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 목적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마케팅의 가장 큰 특징은 제품의 기능적 특성과 그 특성이 가져다주는 소비자 혜택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마케팅 접근 방식은 소비자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자'로 보는 관점에 뿌리를 두고 있다. 따라서 제품의 기능적 혜택이 소비자의 인식 및 태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가 마케팅 리서치를 통해 밝히고자 하는 핵심이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산업 기술이 발달하고 신흥개발국들의 제품 경쟁력 또한 날로 발전하면서 IT 분야의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더 이상 제품의 기능만으로는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어렵게 되었다. 게다가 제품의 기능적 경쟁 우위를 앞세운 시장 확대 역시 한계 상황에 부딪히게 되었다. 이런 상황의 변화와 더불어 마케팅 시대가 끝나고 브랜드 시대가 시작된다.(물론 마케팅 시대의 끝이 어느 한순간에 칼로 무 자르듯 마무리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브랜드1.0 패러다임의 핵심은 'B2B'이다. 여기서는 B2B는 현재 주로 사용되는 Business to Business의 줄임말이 아니라 'Business to Brand'의 개념을 뜻한다. 비즈니스, 즉 기업 경영의 목적은 제품 판매를 극대화해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므로 마케팅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브랜드1.0 시대를 맞이하여 기업들은 점차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치를 인식하게 되고 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브랜드 관점을 받아들이게 된다. 마케팅 시대에서 브랜드 시대로의 전환이었다.

 

 

[브랜드2.0 시대]

브랜드 2.0의 패러다임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 브랜드 중심의 전략적인 관점을 갖게 되었다.

이전까지의 기업중심, 마케팅 중심의 패러다임에서는 제품의 기능과 소비자 혜택을 중요시 하였다. 그러나 기업 간의 기술 격차가 점점 사라지면서 제품에서 기능상의 차별점은 찾기 어렵게 되었고, 소비자 또한 자연스럽게 기능의 혜택을 더 이상 제품 구매의 핵심적인 요소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 즉, 브랜드 2.0 시대의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구매하게 된 것이다.

 

이전의 마케팅과 광고가 소비자를 제품 판매를 위해 설득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소비자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신뢰를 쌓아가야 할 '관계 맺기'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즉 브랜드1.0에서의 관점이 B2B(Business to Brand)였다면 브랜드2.0에서의 관점은 B2C(Brand to Consumer)로 바뀐 것이다.

 

ⓑ 브랜드 차별화가 브랜드의 목표가 되었다.

제품의 물리적 속성에 의한 경쟁 브랜드 간의 차별성이 점차 약해지면서 제품 이외의 상징적인 요소들이 차별성의 요인으로 부각되었다. 앞에서 살펴본 브랜드를 구성하는 요소들인 정서적 편익, 자아 표현적 편익, 브랜드 개성, 조직 연상 이미지, 원산지 이미지, 그리고 사용자 이미지 등의 요소들이 바로 소비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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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에서 프로슈머로 역할이 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제품의 생산 과정에 기여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브랜드와 소비자가 보다 강력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어 이전까지와는 다른 수준의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복잡한 시장 경쟁 상황에서 소비자를 내 편으로 만들려는 총성 없는 브랜드 전쟁에서, 소비자 만족은 승리하기 위해 꼭 확보해야 할 교두보와 같은 것이 되었다.

 

브랜드1.0 시대가 제품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마케팅과 프로모션으로 승부하던 '마케팅 전쟁'의 시기였다면, 브랜드2.0 시대는 마치 호수 위에 떠있는 백조처럼 겉으로는 우아하게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가면서 수면 아래에서는 더욱 까다로워진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브랜드 전쟁'의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브랜드3.0 시대]

⑴ 브랜드 패러다임의 관점

이제 제품은 기업이 만들고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만들어간다. 브랜드3.0 시대의 이런 변화를 명확히 인식해야 브랜드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는 시장을 이해할 수 있고,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다. 브랜드3.0 패러다임의 관점은 바로 C2C(Consumer to Consumer)이다.

 

⑵ 전략적 개념

브랜드3.0 전략의 핵심은 기본적으로 '소비자 중심'이다. 기업의 브랜드와 관련한 모든 경영 활동 또한 자사 브랜드를 둘러싼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어 갈수 있도록 브랜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브랜드3.0 패러다임에서의 전략적 개념은 브랜드 경영이고, 브랜드 경영은 반드시 소비자 상호작용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⑶ 브랜드 목표

창발의 조건

ⓐ 끊임없는 비선형적 상호작용이다.

변화된 시장 환경에서 경쟁 브랜드와 소비자 등 구성 요소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게 된다. 뇌의 신경세포, 주식시장의 투자자, 그리고 시장의 소비자는 공통적으로 끊임없는 상호작용으로 비선형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 열린 시스템으로서의 브랜드는 시장 환경의 변화에 단순히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구성요소를 재조직하면서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또 진화한다.

 

브랜드는 구성요소들과의 비선형적 상호작용과 진화라는 조건을 통해 궁극적으로 창발이라는 현상을 만들어 낸다. 수십억개가 넘는 인간의 신경세포 조직망에서 '마음'이라는 새로운 창발 현상이 만들어진 것과 비슷하다. 마음이라는 창발 현상은 신경세포 하나하나만으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다. 마음을 이해할려면 미시적인 상호작용(신경세포 간의 주거받음)과 거시적인 질서 형성(신경세포의 상호작용으로 생겨난 마음)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필요하다.

 

⑷ 브랜드 관리와 소비자 특성

브랜드 1.0 패러다임에서는 제품력, 브랜드 2.0 패러다임에서는 소비자 만족이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핵심 요소였다면 이제는 소비자 상호작용이 브랜드 관리의 핵심이다. 소비자 상호작용을 알지 못하고서는 브랜드 관리를 할 수 없다. 소비자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3.0 패러다임에서의 소비자는 프로슈머를 넘어 브랜슈머(brandsumer : brand + consumer)라고 명명할 수 있다. 프로슈머가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소비자라면, 브랜슈머는 '브랜드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소비자로 정의할 수 있다.

 

브랜드3.0 시재닥 열림에 따라 시장에서는 마케팅 전쟁과 브랜드 전쟁이 막을 내리고, '소비자 전쟁'이 시작되었다. 어느 브랜드가 전략적으로 소비자 상호작용을 이끌어 내고, 브랜슈머를 내편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전쟁이다.

 

 

브랜드3.0 전략의 핵심 개념: 진화, 꼬리표, 양의 되먹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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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알게 된 비선형적 현상의 본질은 세 가지 차원이다.

ⓐ 시장 차원

변화된 시장은 열린 시스템이고, 열린 시스템에서는 무질서해 보이는 복잡한 현상이 일어나며, 그 이면에는 숨겨진 일정한 패턴이 있다.

ⓑ 브랜드 차원

브랜드는 살아있는 유기체이고, 시장에서의 진화와 소비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창발한다.

ⓒ 소비자 차원

소비자는 브랜슈머로서, 스스로 정보를 만들어 공유하며 상호작용을 통해 비선형적 질서를 만들어낸다.

이 세 가지 본질적 차원의 공통분모는 '소비자 상호작용'과 이를 통한 '브랜드 창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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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꼬리표]

꼬리표는 '대상의 정보를 담는 것'과 '식별 가능성' 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두가지 요소를 충족하는 꼬리표의 기능은,

 

ⓐ 시장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진화 공간의 경계를 구분짓는 것.

브랜드3.0 전략의 시작이 시장에서 진화 공간을 찾아내는 일이라면, 그 다음은 찾아낸 새로운 진화 공간에 대한 정보를 담아 차별적인 꼬리표를 다는 것이다.

 

ⓑ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는 것.

소비자는 브랜드가 가진 꼬리표를 보고 내 브랜드인지 아닌지 결정하게 된다.

 

ⓒ 소비자 상호작용의 구심점 역할.

소비자가 집단화를 이루기 위한 상호작용이 꼬리표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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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되먹임]

되먹임은 어떤 입력에서부터 나온 출력이 다시 입력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어떤 인과관계에서 되먹임 현상이 없다면 시스템은 지극히 단선적일 것이다. 열린 시스템에서는 되먹임이 비선형적 변화를 이끌어낸다. 양의 되먹임은 이러한 비선형성을 같은 방향으로 더욱 증폭시키는 쪽으로 작용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양의 되먹임으로 인해 시스템에서 창발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꼬리표를 통해 작동되는 소비자 사이의 미시적인 상호작용이 양의 되먹임이 되어 상위 차원의 거시적인 현상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즉, 소비자의 상호작용에 의한 되먹임 현상이 없다면 아무리 시장에서 성공적인 진화를 하였고 브랜드 꼬리표를 가졌다고 해도 결코 원하는 정도의 비선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다는 뜻이다.

 

소비자의 양의 되먹임은 시장에서의 진화, 브랜드 꼬리표와 함께, 복잡하고 치열한 시장의 이면에 숨어 있는 질서를 찾아주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2장| 1단계: 시장에서 사이공간을 만들어라
강력한 브랜드는 진화하는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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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적인 일시적 경쟁우의]

현재 잘 나가는 기업이란, 경쟁우의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 아니라 '일시적인 우위를 쇠사슬처럼 연결시킴으로써 장기간에 걸쳐 높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기업이다.

 

ⓐ 기업의 경쟁우위 지속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

ⓑ 무한경쟁 환경에서는 경쟁우위를 상실하더라도 다시 회복하여 '일시적인 경쟁우위의 연쇄'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론상 무한경쟁 환경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경쟁 행동을 취하는 기업이 높은 실적을 거둘 수 있다.

 

[비선형적 상호작용의 출발점은 제품 차원의 진화]

* 강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시장에서 진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니의 경우처럼 제품 차원에서 진화하든 미샤처럼 유통차원에서 진화하든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의 진화가 필요하다.

 

* 기존 질서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는 시장에서 만들어지는 미시적인 상호작용과 거시적인 현상을 파악하여 또 다른 새로운 진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즉 새로운 시장 질서 구축을 위한 2차 진화 전략이 필요해진다. 새로운 질서도 곧 구질서가 되어버리는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연속적인 브랜드 진화가 필수적이다. 진화하는 브랜드만이 강력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진화를 위한 사이공간을 만든다

 

[시장 공간에 대한 정의]

* 브랜드3.0 전략에서 '공간'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공간의 의미는 기존의 마케팅 전략에서 말하는 포지셔닝과는 다른 개념이다.

ⓐ 포지셔닝 : 소비자 조사를 통해 소비자 인식 상에서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

ⓑ 공간의 개념 : 시장에서 실제적으로 존재하거나 또는 존재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물리적인 공간을 포함한다.

 

 

 

* 제품 차원의 진화를 위해 시장 공간을 분석하고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쟁 관계의 기업이나 브랜드들이 차지하고 있는 유클리드 공간을 분석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시장 진화의 사이공간 만들기]

진화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과 같은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존 질서를 철저히 분석하고 이미 존재하고 있는 시장의 질서가 어떤 경쟁 구도로 형성되어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그 바탕에서 출발해야 한다.

 

미샤 브랜드는 기존의 화장품 시장 질서가 고가의 백화점 브랜드와 저가의 대리점 브랜드로 형성되어 있음을 파악한 뒤 중저가의 직영점 형태의 유통 방식으로 새로운 진화를 만들어 냈다.

 

미니 브랜드는 소형차와 중, 대형차 사이에서 각각의 장점을 아우르는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제품 차원의 진화를 이뤄냈다.

 

이렇듯 제품 차원의 진화는 제품, 가격, 유통, 그리고 핵심 타켓 등 기존 시장에서 형성된 질서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이공간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 결국 더욱 복잡하고 치열해진 21세기 시장 환경에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연속적인 진화에 의한 일시적 경쟁우위를 지속하는 것뿐이다. 다시 말해 프랙탈 진화 공간을 통해 언제나 새로운 수요와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기존의 유클리드 시장 공간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보다 훨씬 현명하며 앞서 갈 수 있는 전략임을 의미한다.

 

 
진화를 위한 전략의 선택

 

[진화 전략]

 브랜드3.0 전략에 의한 제품 차원의 '사이공간 만들기'는 예측하기 어려운 복잡한 시장 상황을 뚫고 나오는 커다란 기포제가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브랜드3.0 전략은 시장 중심의 전략이다. 그리고 시장과 브랜드는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이다. 따라서 성공하는 강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지속적인 진화의 반복을 통해 프랙탈한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해야 하며, 유기적인 자기조직화를 통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창발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브랜드 꼬리표와 소비자 되먹임에 의해 바람직한 현상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거시적인 현상이 될 수 있도록 온힘을 쏟아야 한다.

 

[의외성이 있어야 거듭날 수 있다]

브랜드에서의 놀라움과 의외성은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수준 이상의 제품을 만들어 그에 걸맞는 광고와 마케팅으로 소비자와 공명할 때 극대화된다.

 

의외성은 다른 말로 하면 돌연변이다. 돌연변이가 진화를 이끈다. 지금까지의 브랜드 전략은 평균 개념에 바탕을 둔 평균적인 성공을 거두는 기업과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였다. 브랜드 차별화르 강조하지만 그조차도 브랜드3.0 패러다임으로 보면 평균적인 차별화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평균적인 성공을 거둔 기업과 브랜드가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이제는 그마저도 쉽지 않게 되었다. 세상의 질서가 심층기반에서부터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 시스템, 정보화 혁명, 소비자 변화, 그리고 이에 따른 복잡성의 증가는 기업과 브랜드의 뿌리부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사고의 틀로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브랜드 진화이다.

 


3장| 2단계: 브랜드에 꼬리표를 달아라
소비자는 꼬리표로 말한다

 

[소비자는 꼬리표로 말한다.]

ex) BMW의 mini

2005년 국내에 정식 런칭한 미니는 'be mini', 'not normal' 등의 슬로건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자 했다. 그리고 2014년에 나온 3세대 미니에 대해서는 'the new original'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 소비자가 사용하는 미니를 지칭하는 언어는 따로 있었으니, 바로 '외계인이 만든 자동차(엔진'이다. 이것이 바로 미니의 브랜드 꼬리표이다.

'미코'라는 미니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소비자들이 미니를 둘러싸고 소통하는 방식이다.

 

소형차이지만 뛰어난 엔진 성능과 멋진 외관은 미니의 고객들에게 단순한 제품(자동차) 이상의 의미를 준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장에서의 진화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준다.

 

엄청난 비용의 관고와 마케팅 대신 시장에서 진화할 수 있는 전략에 온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이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고 나머지는 소비자가 만든다. 다만 소비자가 만들어가는 브랜드가 전략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여부를 끊임없이 지켜보고 관리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꼬리표(의미)가 없는 브랜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제품이다. 미니의 '외계인이 만든 자동차'는 소비자들끼리 소통하는 그들만의 언어이며 그들이 만든 꼬리표이다.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꼬리표를 가지고 서로 상호작용을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꼬리표를 통한 소비자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기업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비선형적 현상이 실제 시장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제품이 출시되면 소비자들은 매의 눈으로 제품의 기능, 가격, 유통, 원산지, 그리고 브랜드명 등을 분석한다. 그리고 그 제품에 스스로에게 가치가 있으면 이를 '브랜드 의미화'해서 꼬리표를 만들게 된다. 그러면 다른 소비자가 브랜드의 꼬리표를 보고 서로 상호작용한다. 브랜드 꼬리표가 소비자와 브랜드 간, 그리고 소비자와 소비자 간의 연결 고리가 되는 것이다.

 

ex)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우유시장에서 진화 공간을 잘 만들어낸 브랜드이다. 그런데 소비자와의 관계맺지 측면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에 의존하였다. 매우 흥미롭고 유머있는 광고를 찍어 당시 과고 매체로서 가장 뜨거웠던 인터넷 유튜브를 통해 전파함으로써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그에 따라 인지도도 높아졌다. 그러나 브랜드3.0 관점에서 보자면, 기존 시장에서 사이공간을 만들어낸 진화 전략은 훌륭하였으나, 이후 브랜드 차원의 꼬리표와 소비자의 양의 되먹임을 이끌어내지는 못하였다.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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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 약 1,500개 이상의 브랜드와 접하게 된다고 한다. 그 수많은 브랜드 중에서 우리의 인식 속에 살아 있는 브랜드는 얼마나 될까? 소비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꼬리표를 가진 브랜드는 얼마나 될까?

 

브랜드는 제품에 꼬리표를 더한 개념이다. 브랜드1.0 시대에는 소비자와 제품을 중심으로 소통을 했다면 브랜드 2.0 시대에는 제품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해서 브랜드 중심으로 소통을 했다.

그러나 기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정체성)는 기업 관점에서 '브랜드가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전략적 목표 개념이지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니다. 게다가 브랜드2.0에서는 소비자가 참여하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소비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꼬리표로서 역할을 할 수 없는 이유이다. 

 


달라붙기 꼬리표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 브랜드 전략에서 '꼬리표'는,

ⓐ 시장에서의 새로운 진화 공간 만들기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진화 공간에 대한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 브랜드와 소비자의 연결고리가 된다.

 

ⓒ 소비자 간 상호작용의 매개체가 되고 구성원들의 집단화를 유도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진화 공간이 제품이 나가야 할 지향점 같은 역할을 한다면 꼬리표는 브랜드로서 가져야 할 소비자와의 상징적인 약속과 같다. 따라서 꼬리표가 없는 브랜드는 경쟁 브랜드와 차별성이 없고, 후발 주자들에 쉽게 공격당할 수 있으며 특히 소비자와의 관계가 매우 약해서 브랜드 파워를 만들기 어렵다. 결국 꼬리표가 없는 브랜드는 제품으로서만 살아 있고 브랜드로서는 죽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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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을 바꾸는 것보다 명확한 지침에 의해 행동을 바꾸어야 함 : 행동경제학]

ex)  보건 연구원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하도록 설득하는 방안을 찾고 있었다. 과거의 연구를 통해 그들은 사람들에게 명확한 행동방식을 제시했을 때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방법으로 '우유'쪽으로 좁혀졌다.

 

대부분의 미국인이 우유를 마시고 있고, 우유가 칼슘의 보고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유는 또한 미국인의 식생활에서 포화지방의 가장 큰 원천이다.

만약 미국인들이 일반 우유 대신 탈지유 혹은 지방 1퍼센트 우유를 마신다면 미국 농무부에서 권장하는 포화지방 섭취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미국인들이 저지방 우유를 마시게 할 수 있는가?

저지방 우유가 그들의 냉장고 안에 들어 있게 만들면 된다. 사람들은 집에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미시지 않겠는가? 어떤 가정이든 일반 우유에 익숙해질 때만큼 빠르게 저지방 우유에도 익숙해질 것이다.

 

문제는 예상보다 훨씬 더 쉬웠다. 섭취를 위한 인식을 바꾸는 게 아니라 구매의 행동 방식을 바꾸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갑자기 개입의 범위가 명료해졌다. 어떤 행동 방식에 변화를 가하고자 하는가? 우리는 소비자들이 탈지유나 1퍼센트 우유를 구입하길 우너한다. 언제? 그들이 식료품을 살 때. 어디서? 당연히 마트에서! 또 바꿀 건 없는가? 없다(지금으로선).

 

두 연구원들은 에스트버지니아의 두 지역에서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먼저 해당 지역 미디어(TV, 신문, 라디오)를 통해 2주 동안 광고를 내보냈다. 그동안 보건 캠페인이 대부분 보여주었던 맥빠진 메시지에 비해 1퍼센트 우유 캠페인은 기운차고 구체적이었다. 한 광고는 일반 우유 한 잔에는 베이컨 다섯 줄에 든 것과 같은 양의 포화지방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사례는 성공적인 변화를 특징짓는 패턴의 마지막 부분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사람들을 변화하게 만들려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라." 사람들에게 "더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하라"고 말한다면 그들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겠는가?

 

저항으로 보이는 것은 종종 명확성 결핍의 문제다.

그들에게 "더 건강하게 살아라" 는 식으로 말해서는 안된다. "다음에 마트 유제품 코너에 가거든 일반 우유 말고 1퍼센트 우유를 집어라"와 같은 식으로 말해야 한다.

 

이것이 행동경제학의 핵심이다. 지금까지 광고나 마케팅 등 브랜드 2.0 관점에서는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이론과 전략이 발전해왔다. 그러나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실제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최근 들어 받아들이고 있다. 게다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국가의 소비자들은 서로 다른 인식을 형성하게 된다. 글로벌 시대에 세계적으로 비슷한 문화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세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효준화된 이론이나 전략의 한계 또한 존재한다.

 

 

[소비자 상호작용의 매커니즘]

⒧ 선택적 상호작용

선택적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것은 '상호작용 조건'이다. 조건은 상대방 행위자의 꼬리표를 검토하여 상호작용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즉 두 행위자가 만나면 각 행위자의 교환조건으로 상대방의 꼬리표를 검토하게 된다. 각각의 공격꼬리표와 방어꼬리표를 비교하여 자원을 교환할지 아닐지를 결정한다. 두 행위자 모두가 조건을 만족하면 상호작용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두 조건 모두 만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상호작용이 중단된다. 선택적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⑵ 달라붙기

달라붙기는 구성원(행위자)들이 집합체를 만드는 방법이다. 구성원들의 달라붙는 정도는 달라붙기 꼬리표가 일치하는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달라붙기 꼬리표가 일치하는 정도는 공격꼬리표의 정체성과 명확성에 따라 그 경계가 확실해진다. 즉 어떤 행위자의 공격꼬리표가 무엇을 나타내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명확하게 표현되는지에 따라 집합체 형성의 경계가 구분되는 것이다. 가장 간단한 집합체는 모든 행위자(구성원)가 하나의 경계 안에 있게 되는 경우이다.

 

⑶ 조건부 복제

소비자 상호작용에서 '조건부 복제'는 한 행위자의 공격꼬리표가 다른 행위자의 방어꼬리표보다 강하고, 또한 방어꼬리표의 자원이 풍부할 때 발생한다. 시장에서 진화를 위한 사이공간 만들기라는 조건과 꼬리표 달기에서의 선택적 상호작용과 달라붙기 메커니즘을 만족시킬 경우에 행위자(구성원)들의 조건부 복제가 스스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복제를 통하여 거대한 집단화가 실제로 이루어진다.

 

⑷ 브랜드 꼬리표

브랜드의 꼬리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소비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한다.

② 저장된 정보를 스스로 공격꼬리표와 방어꼬리표로 구분한다.

③ 소비자들은 스스로의 공격꼬리표와 방어꼬리표로 다른 소비자와 상호작용한다.

④ 상호작용에 도움이 안 되는 꼬리표 자원들은 자연히 소멸된다.

⑤ 상호작용을 통해 강력해진 공격꼬리표는 달라붙기 꼬리표가 된다.

⑥ 달라붙기 꼬리표는 다른 소비자들에게 복제를 가능케 해준다.

⑦ 복제를 통해 강화되고 확산된 달라붙기 꼬리표가 브랜드 꼬리표가 된다.

 

 


꼬리표 달기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라

 

 

[빅데이터]

꼬리표를 통한 소비자들의 상호작용을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파악하고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빅데이터는 정보화 시대를 가능케 한 인터넷을 바탕으로 무선 통신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말한다. 데이터의 양이 크다는 점뿐만 아니라 사진이나 이미지 등 멀티미디어의 비정형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으며 실시간으로 얻어지는 데이터라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다.

 

빅데이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 빅데이터에 포함된 자료에는 소비자들의 비선형적 상호작용의 과정과 흐름, 그로 인한 결과가 담겨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빅데이터 자료가 소비자 혹은 SNS 사용자 개개인의 인식이나 행동을 유추하기 위한 단순한 분석 자료로만 쓰였다면, 이제는 그들의 상호작용의 과정과 결과, 즉 그들끼리 소통하고 공감하고 확산하고 재생산해낸 데이터라는 관점에서 분석해야 한다.

 

소비자 상호작용 과정은 기존의 접근방식으로는 알기 어렵다. 단순히 어떤 특정 시점에서의 소비자 인식이나 태도를 이해할 수 는 있으나 그들의 인식과 태도의 변화과정, 그리고 상호작용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자기 조직화 현상은 빅데이터를 통해 꼬리표의 생성과 확산 과정을 분석해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상호작용의 '전체'를 볼 수 있다는 점.

빅데이터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지만 인터넷, 무선통신, SNS라는 한정된 가상공간에서 소통된 자료이기 때문에 브랜드와 관련된 특정 현상의 처음과 끝, 즉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는 소비자 상호작용의 과정과 흐름을 아는 것뿐만 아니라 부분이나 단면만으로는 알 수 없는 거시적인 현상에 의한 새로운 결과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여전히 선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소비자 행동의 원인만 밝히고자 하는 것은 기존의 소위 '스몰 데이터'로 충분하다. 빅데이터의 핵심적인 가치는 온라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비자 또는 일반 국민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즉 미시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비선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느냐를 분석할 수 있는 도구라는 데 있다.

 

빅데이터는 소비자들의 비선형적인 상호작용과 현상, 그 결과로써 만들어지는 브랜드 꼬리표를 밝혀낼 수 있는 블랙박스가 될 것이다.

 



4장| 3단계: 소비자 되먹임을 위한 촉매를 준비하라
소비자 되먹임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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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먹임 고리(feedback loop)

자신의 행위가 여러 가지 인과관계를 거쳐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것을 되먹임 고리라고 한다.

만약 인과관계에 되먹임 고리가 없다면 시스템은 지극히 단선적이다. 하지만 되먹임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스템은 비선형성을 가지며 변화한다.

 

되먹임 원리는 브랜드 환경을 둘러싼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현대의 열린 시스템에서는 현상에 관여하는 모든 구성 요소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비선형적 현상을 만들어 내는 살아 있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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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사고

시스템사고는 어떤 시스템의 작동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전략을 찾기 위한 사고방식이다.

ⓐ 브랜드 2.0 시대의 분석적 사고 : 결정론과 요소환원주의에 바탕을 둔 사고방식으로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시야를 좁혀가면서 관찰한다.

 

ⓑ 시스템 사고 : 포괄주의에 기반하여 시스템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관찰하는 사고 방법이다.

 

분석적 사고가 죽어 있는 사물에 대한 접근 방식이라면 시스템 사고는 살아 있는 유기체에 대한 접근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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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이론

네트워크 이론은 복잡한 시스템을, 상호작용하는 구성 요소들로 이루어진 도식적인 네트워크(노드와 링크로 표현되는)로 모형화하여 이해하려는 접근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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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chasm)

초기 시장의 핵심 소비자 집단인 초기수용자와 주류 시장의 핵심 소비자 집단인 초기다수자 사이에는 깊고 넓은 협곡, 이른바 '캐즘'이 존재한다. 

 

수많은 기업의 브랜드들이 캐즘을 뛰어넘지 못해서 주류시장에 진입하지도 못한 채 사장된다. 초기수용자와 초기다수자 사이에는 쉽게 건널 수 없는 커다란 골짜기가 있어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류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선형적인 논리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초기 시장의 초기수용자들과 주류 시장의 전기다수자들 사이에서는 서로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어렵고 되먹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상호작용을 위한 꼬리표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브랜드 런칭을 위한 초기 시장 대응 전략과 이후 주류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은 서로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

 

* 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의 깊은 협곡만큼은 아니지만 위의 첨부된 그림 4-3에서 보면 각가의 서로 다른 소비자 집단 사이에는 작은 골짜기가 존재한다. 이런 골짜기를 슬기롭게 넘기 위해서도 각각에 맞는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이전의 성공적인 전략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히 다음 단계에도 적용되어 잘될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은 브랜드3.0의 시장에서는 매우 위험하다.

 

초기, 주류, 말기 시장의 각각 다른 소비자 집단에 걸맞게 전혀 새로운 소비자를 설득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상호작용에 의한 되먹임은 같은 소비자 집단 안에서만 발생하기 때문이다.   

 

 


마중물, 이렇게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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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2.0 시대의 기업과 브랜드 전략은 변수가 많지 않았다.

기업 중심의 잘 수립된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과 다양한 마케팅 도구들을 활용하여 타겟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노력하면 되었다. 소비자들은 설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브랜드3.0 전략에서 소비자는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브랜드 구축의 중심에 있다. 브랜드3.0 전략은 소비자 중심, 시장 중심 전략이다. 시장과 소비자 중심의 전략은 유기적으로 잘 짜이지 않으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시장은 늘 불확실하고 경쟁 브랜드들은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요동치는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보다 나은 제품이 더욱 싸지기를 기다리는 까다로운 조재들이기 때문이다.

 

브랜드3.0 전략을 통해 새로운 진화공간을 창출하고 시장 상황에 적합한 브랜드 꼬리표를 만들었더라도 마지막으로 소비자 되먹임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소비자 스스로 긍정적인 되먹임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소비자의 긍정적인 되먹임은 브랜드와 공명하여 자기 조직화를 통한 브랜드의 창발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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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은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매개체, 즉 촉매의 역할을 한다.

브랜드3.0에서 지하수를 끌어올린다는 것은 주류 시장의 전기다수자가 고객이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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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이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주류 시장의 전기다수자 즉 실용주의자들은 얼리어댑터(초기수용자)의 말에는 귀기울이지 않는다. 얼리어댑터들은 제품 자체에 관심이 많고 실용주의자들은 시장에 관심이 큰 소비자들이다.

 

실용주의자들은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을 구매하길 원하며, 이들이 귀기울이는 사람들은 같은 집단에 속해 있는 같은 실용주의자들이다. 이들은 비슷한 성향의 보수적이고 실용적인 구매특성을 가진 사람들과 평상시 사용하는 일상언어로 서로 소통하고 상호작용한다. 이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시기는 이들과 비슷한 사람들이 구매를 하기 시작하는 때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과 같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누가 용감하게 나서서 제일 먼저 박수를 치게 할 것인가?

마중물이 필요한 핵심적인 이유는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효과적인 공격꼬리표를 통해 전기다수자의 긍정적인 되먹임을 유도하고, 스스로 자기 조직화를 할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하는 마중물이 필요하다. 주류 시장 진입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소비자는 반드시 전기 다수자에 속하는 실용주의자들이어야 한다. 초기수용자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창발, 되먹임에 의한 비선형적 현상

 

* 동질성을 가진 소비자 집단의 형성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이 바로 꼬리표 달기이다. 그리고 실질적인 비선형적 현상은 소비자들의 양의 되먹임에 의해 발생한다. 양의 되먹임은 달라붙기 꼬리표를 가진 소비자들이 유사한 방어 꼬리표를 가진 소비자들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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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적인 상호작용과 거시적인 현상]

상호작용의 중요성은, 구성원 개개인의 특징과 그들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나타나는 특징이 서로 다르다는 데 있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정 사안에 대한 정보(꼬리표)들이 다른 사람의 공격꼬리표에 의해 더욱 강화되거나 때로는 약화되어 소멸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거쳐 유사한 꼬리표를 가진 집합체가 새롭게 형성된다. 상호작용 이전의 개인적 특징이나 그들이 보유하고 있던 정보가 상호작용 이후에는 새로운 양상을 띠는 것이다. 즉 상호작용에 의한 거시적 현상은 소비자 개개인의 특징으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집단화를 통해 겉으로 나타나는 비선형적 현상이다.  

 

 

 

Part 2. 브랜드 패러다임의 전환

5장| 브랜드 전략의 패러다임
브랜드 환경, 심층기반부터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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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반 들여다보기]

 새롭고 거시적인 변화의 물결이 급격히 일어나더라도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되어온 기존의 사회 시스템은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 행위자들의 오랜 습관과 제도적 관성이 유지되기 때문.

앨빈 토플러는 이를 두고 물결들 사이의 충돌이라고 말한다.

 

1960년대에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던 토마스 쿤 역시 과학적 패러다임은 한 덩어리가 아니라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서 결코 단번에 변화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기존의 지배적 패러다임은 그에 의존했던 기존 과학이나 실천의 관행들이 심각한 이상 현상들의 빈번한 출현으로 인해 위기에 부딪쳐 붕괴될 때까지는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현실적인 증거의 축적 외에도 변화에 저항하는 관성이라는 최후의 장애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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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반]

 새로운 세계를 해독하는 데 큰 장애가 되는 것은 대부분의 CEO들이 이전에 배웠던 경제와 경영 지식과 경험을 자명한 것으로 생각하고 단기적으로 주어진 문제 해결에만 급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명백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시대에 뒤떨어진 원칙들의 이면, 소위 기반이라고 하는 것을 떠받치고 있는 '심층기반'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공간이 바약적으로 확장되며 무형의 무한한 자원인 지식이 새로운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등장한다는 것이 심층기반 변화의 핵심 요지이다. 심층기반의 변화 내용을 요약하면 위에 첨부된 표 5-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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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시스템의 변화]

심층기반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시스템의 변화를 수반한다. 시스템이란 서로 상호작용하는 요소들의 일반적인 집합을 의미하며 흔히 경제계, 과학계, 학계등과 같이 범주를 나타낼 때 사용된다.

 

시간과 공간과 지식 전반에서 비롯된 심층기반의 변화로 인해 시스템은 점점 복잡해지고 기존 질서가 요동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의 상태가 된다. 여기서 점점 더 복잡해진다는 의미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 단순히 뒤죽박죽 엉켜있다는 뜻이 아니라 이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들이 다양해지고 불확실한 양상을 띤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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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테일 법칙]

롱테일 법칙은 기존의 '파레토 법칙'의 반대 개념으로 나온 것이다.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는 자신이 재배하는 완두콩의 수확량 80%가 20%의 콩깍지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이러한 법칙이 우리 인간 사회의 거의 모든 현상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이론을 완성하였다. '20:80 법칙'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파레토 법칙이 지금까지의 기계론적, 결정론적 패러다임이 지배했던 단순한 질서의 세상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설명해 주었다면,

 

롱테일 법칙은 유기론적, 포괄주의적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복잡한 질서의 세상이 왔음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탄이다.

 

회사의 총수익 중에서 80%는 20%의 주력 상품에서 나온다든가, 총매출의 80%는 20%의 소비자들로부터 발생하며, 범죄 건수나 교통사고 건수의 80%는 20%의 범죄자나 운전자가 저지르고, 걸려오는 전화의 80%는 자주 전화하는 20%의 사람으로부터 걸려오는 것이라는 등 파레토 법칙은 닫힌 시스템에서의 단순한 질서, 선형적인 현상들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의 효율성을 위해 상위 20%에 집중하는 소위 '선택과 집중' 전략을 채택해 20%의 소비자를 위한 'VIP 마케팅'을 실행하곤 했다.

 

백화점에서 업무시간이 끝나는 8시 이후에 이들 20%의 VIP들만을 위해서 따로 매장을 열어 고급 서비스와 함께 편안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가 하면,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도 20%의 VIP에 대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20%의 '머리'에 집중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들이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해서 나머지 80%의 꼬리는 자연스럽게 이들을 따라온다는 선형적인 논리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이 변해서 80%의 꼬리, 즉 그동안 중요하지 않았던 미미한 다수자들이 중요한 현상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미니와 미샤 브랜드, 붉은 악마와 촛불시위 사례 등 사회적인 현상에서 모두 이들 미미한 다수들이 핵심이었다. 

 

미국의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잘 팔리는 20%의 베스트셀러가 아닌 일년에 몇 권 팔리지 않는 80%의 소외받던 책들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 '구글'은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과 같은 대형 광고주가 아니라 동네의 꽃 배달업체나 빵집과 같은 자잘한 광고주들을 모아서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베이'역시 그 동안 무시당해 왔던 영세 중소 사업자들과 소비자들을 연결해주어 급성장했다.

 

촛불집회, 아마존, 구글, 이베이 사례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이러한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어떠한 변화가 숨어 있을까?

 

앞서 예로 든 촛불시위에서는 상위 20%에 속하는 특정의 소수 지휘집단이나 선도적인 민주화 세력이 아니라 청소년, 가정주부, 직장인 그리고 일반 대학생 등 미미한 개인의 집합체가 80%의 무리를 형성하여 거대한 힘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기존의 소위 여론주도층이 아니라 미미한 다수로 불리는, 지금까지는 간과되었고 소외되었던 그리고 여론 형성에서 주변에 머물러 있었던 80%의 일반인들이다. 미미한 다수였던 일반인들이 연인원 100만명이 넘는 시위를 이끌어 내고, 또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을 ㅗ지속되어 왔던 특정 세력이나 집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집합체를 형성할 수 있었던 힘을 가지고 된 것은 바로 인터넷과 휴대폰 때문이었다.

 

시민들은 TV, 신문, 라디오, 잡지 등의 기존 매체보다 인터넷, 그리고 집회 상황과 현장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소규모 사이트에 접속하여 시위대의 움직임이라든가 이동 경로, 그리고 집회 일시와 장소 등 모든 일정과 정황 등을 정확히 파악하였다. 그리고 휴대폰을 이용하여 주변 친구나 아는 사람들에게 빠르게 전달하였다.

 

* 닫힌 시스템의 세상에서는 소수의 20%만이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서로 공유할 수 있었다. 주식이나 부동산과 관련된 고급 정보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소수의 특정 집단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국회 도서관 같은 특정 장소에서 하루 종일 찾아야 겨우 얻을 수 있었던 정보들을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메일이나 블로그 혹은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수 초만에 주위의 동료나 친구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미미한 다수였던 80%가 합쳐진 집합체로서의 힘을 가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 세상이 변했다. 브랜드 환경이 변했고 브랜드를 만드는 주체 또한 변하고 있다. 변화된 환경에서 미미한 다수의 일반 소비자들은 과거처럼 고립되어 수동적인 정보에만 의존하는 개인에서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상호작용하는 '의미있는 다수'로 바뀌게 되었다. 이들은 한층 더 복잡해진 심층기반과 열린 시스템에서 스스로 '정보의 생산과 공유, 그리고 확산'이라는 최고의 무기를 가지고 시장을 움직이고 주도하는 핵심적인 집단이 되었다. 브랜드 전략에서 이들 의미 있는 다수를 빼면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브랜드의 주체가 기업에서 소비자로, 그것도 예전의 미미했던 일반 소비자로 바뀌었다.

 

앞으로 기업의 소비자에 대한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이전의 경험이나 논리에 의존하는 많은 법칙들이 더 이상 미래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쓰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동전을 어디에서 찾을까?

[복잡성의 회피]

요소환원주의란?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현상을 개별적인 구성 요소로 분해하여 그 성질을 밝히고, 분해된 요소들의 종합을 통해 전체를 설명하는 관점을 말한다. 데카르트에 의해 주도된 요소환원주의는 구성 요소들의 합이 전체와 일치한다는 선형적 세계관이다.

 

 

 

기계론적 세계관

기계론적 세계관의 기본은 '분석'이다. 다른 말로 하면, 기계론적 세계관에서의 모든 접근 방식은 '쪼개는'것이다. 모든 대상이나 현상을 잘게 쪼개어 최소 단위의 요소까지 파고 들어가(요소환원주의)원인이 되는 요인을 결과와 연계하여(인과적 결정론) 대상이나 현상을 파악하고 설명하는 것이 기계론적 세계관이며, 이러한 패러다임을 '단순계'라고 한다. 

 

 

* 20세기까지의 선형적인 세상은 저수 차원의 세상이었다. 정수는 분수(소수)에 비해 선형적이고 합리적이며 안정적이다. 파이(3.1415926535....)와 같은 복잡한 소수는 간단하게 근삿값을 취하거나 때로는 아예 인정하지 않았다. 작거나 하찮은 요소들은 의도적으로 배제한다. 복잡함을 최대한 단순화시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최고의 미덕이다. 이처럼 정교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기계론적 접근은 복잡성을 본질로 하는 살아 있는 유기체에 대해서도 선형적 모델에 의한 '근삿값'만을 취해서, 겉으로만 정교하고 완벽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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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형적인 브랜드 전략]

⑴기업 경영

지금까지 주류 경제학에서 해왔던 접근 방식은 기업이라는 조직을 요소별로 나누어 분석하고 철저히 단순화함으로써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방식이었다. 다시 말하면, 환원주의적 기계론은 기업의 표준화, 분업체계, 재무, 인사관리, 그리고 조직체계 등 다방면에서 기업 경영에 적용되어 왔다.

즉 기존의 기업 조직은 복잡함을 가능한 한 단순화시키고 그 단순화된 조직들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온 것이다.

 

17세기 이후의 과학은 자연과 인간 사회를 선형적이고 기계적인 것으로 보았고 단순한 인과론적 결정론으로 복잡한 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경영자들도 기업의 경영과 조직을 선형적이고 기계적인 것으로 간주했고, 따라서 기계적인 경영 모델을 적용해 왔다.

기업에서의 기계적 경영모델은 데카르트의 환원주의적 철학과 뉴턴 역학을 이론적 배경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이는 기업 경영에서 선형적 효율성, 통제성, 그리고 예측 가능성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선형적 효율성은 위에서 언급한 합리성이 기업 경영에 적합하게 변형된 개념으로서,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도구적 합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도구적 합리성은 어떤 목표에 도달하는 최적의 수단을 추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특정 시점가지 주어진 업무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는 경우, 조직원은 결과물을 산출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취급받게 된다. 이 경우 조직 구성원은 인간이나 개인으로서의 인격보다는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서의 능력을 수치로만 평가받게 된다. 이러한 선형적 효율성의 특성으로 인해 통제와 예측 가능성까지 더욱 높일 수 있다.

 

이와 같은 기계적 경영모델은 1911년 미국의 공학자 프레드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의 원리>라는 책에 의하여 이론화 되었다. 그의 저서는 경영서의 고전이 되었고 그의 이론은 기업 경영의 원리가 되었으며 미국 산업 전체에 혁명을 불러올 만큼 파급 효과가 컸고 지금까지도 다방면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테일러의 사상은 당시의 과학 사상, 특히 물리학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당시 두 가지 가장 중요한 과학 사상은 뉴턴의 운동 법칙과 열역학이었다. 두 이론의 결합으로 과학자들은 기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계산할 수 있었다. 그것은 우주를 소규모의 시계 장치로 축소시킨 뉴턴의 기계적인 세계를 더 작게 축소한 것이다.

테일러는 이 집단적이고 기계적인 과학적 패러다임을 경영의 세계에 끌어들였다. 그는 작업장에서 엄청난 인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탄식하며 인력낭비의 근본 원인은 비합리적인 경영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테일러가 제시한 해결책은 환원주의적 분석이다. 즉 하나의 체계를 다수의 구성 요소로 분해하여 각각의 작용 원리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테일러에게 그것은 사람들의 작업 방식을 재조직하고 최고의 효율성에 이르게 하는 최상의 방법이었다.

 

테일러는 이렇게 말했다. "최고의 경영은 진정한 과학이다. 그것은 명확하게 정의된 법칙과 원리의 기초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법칙에 의해 규정된 체계는 이해 가능하고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하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인간이 먼저였다. 그러나 미래에는 체계가 우선되어야 한다."

 

테일러에 의하면 노동자들은 '생산의 수동적 단위'이고 체계나 직장은 기계와 같다. 경영자가 할 일은 이 기계가 매끄럽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에게 노동자들은 더 빨리 일하면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받기는 하겠지만 본질적으로는 기계 안의 톱니바퀴였다. 노동자들에게 그것은 가파른 수직적 계급 구조와 편협한 작업 규정의 의미했다.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론을 계승한 사람은 헨리 포드였다. 헨리 포드는 포드 자동차의 설립자로서 세계 최초의 대중 자동차인 모델 T를 개발하였다. 그리고 회사의 경영 합리화를 위해 제품의 표준화, 부품의 단순화, 작업의 전문화라는 3S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테일러주의는 작업장 내에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가져다 주었고 사실상 현대적인 산업 경영을 창조했다. 

 

⑵ 마케팅 전략

20세기 후반 들어 기업 경영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 마케팅 전략.

ⓐ STP전략 : 세분화, 타겟팅, 그리고 포지셔닝의 영문 이니셜을 딴 약자로서 소비자 분석에서 광고 전략까지 포함하는 전체 마케팅 전략의 핵심이다. 

 

ⓑ 마케팅 전략 : '기업의 목표, 즉 매출의 향상을 통한 이윤의 극대화를 위한 소비자의 인식이나 행동을 의도적인 방향으로 바꾸고자 하는 전략적인 계획'으로 정의된다. 

 

⑶ 브랜드 전략

브랜드 전략은 데이비드 아커에 의해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말에 도입된 비교적 최근의 논리이다. 

브랜드 전략이란 효과적인 브랜드 자산 관리 전략이라고도 할 수 있다.

브랜드 자산 관리란 결국 브랜드 아이덴티티 요소를 정확히 분석하고 다른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를 파악하여 브랜드 자산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있다.

 

아커는 강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명확한 '브랜드 리더십'의 목표를 설정해야 하고, 그에 따라 세부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을 수립하여 소비자와 교감할 수 있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함을 강조한다. 

 

브랜드는 다분히 소비자의 감성이나 정서, 즉 그 브랜드가 속한 지단이나 사회, 국가의 문화를 대변하고 있으며 따라서 브랜드 자산 가치에는 문화적 의미가 담겨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가 현재 브랜드 전략의 근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러한 전략 모델은 미국적인 문화를 반영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 브랜드 개성

: 브랜드 개성의 다섯 가지 핵심 요소 = 신뢰도, 흥미 유발, 능력, 세련됨, 강인함

 

[복잡계에서 예측은 불가능한가]

* 복잡계에서도 예측이 가능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아니다"이다. 예측 대신 '재현'이 가능하다.

복잡계 자체로서 재현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 복잡계 과학의 이론 중 핵심인 프랙탈 이론이 재현을 가능케 한다.

 

 

복잡계, 분석이 아니라 통찰이다
프랙탈, 복잡계의 숨은 질서를 찾는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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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끌개]

끌개는 주어진 조건 하에서 물체의 운동이 귀결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보통의 공간 또는 위상 공간에서 궤적으로 나타냈을 때,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에 그 궤적이 끌려가는 점 또는 그러한 점들의 집합을 의미한다.

 

혼돈 이론 연구에서 발견된 기이한 끌개는 곧 기하학의 기이한 도형들과 만나게 된다.

유클리드 기하학으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무한히 자신의 모습을 반복하는 이러한 이상한 도형에 대해 만델브로가 '프랙탈'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진화와 진보는 완벽한 질서도 무질서도 아닌, 이들이 팽팽하게 맞서는 지접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 프리고진은 이 과정을 자기 조직화라고 불렀다. 카우프만 등은 이론을 더욱 발전시켜 이 경계지대(혼돈의 가장자리)에서 한층 고도의 질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시뮬레이션 해보임으로써 진화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시했다.

 

그리고 혼돈 상황에서 발견되는 자기 조직화 현상은 무질서 속에 질서가 있는 프랙탈로 귀결되어 복잡계 이론의 핵심으로 자리 잡게 된다.

 

무질서 속의 질서, 다양한 상호작용에 의한 비선형적 현상, 그리고 미시적인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거시적인 현상 등 브랜드3.0 시대에 찾아내야 하는 해법이 바로 '프랙탈'에 있다. 그리고 브랜드3.0 전략의 세 가지 법칙, 즉 사이공간 만들기, 꼬리표 달기, 되먹임 촉매 찾기는 프랙탈의 핵심적인 시사점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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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렉탈]

* 만델브로가 프랙탈이라고 명명한 집합은 자기유사성을 전제로 끊임없이 자기 복제를 반복하는 순환성의 특성을 지닌다. 프랙탈이 고전적인 유클리드 기하학보다 자연 현상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이 자기유사성과 자기복제 때문이다.

 

'대상의 일부를 확대한 부분과 대상 전체가 똑같은 모양을 지니고 있는, 즉 자기유사성을 갖는 기하학적 구조'로 요약할 수 있다.

 

[코흐곡선]

프렉탈의 의미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코흐 곡선'이다.

 

먼저, 코흐 곡선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초의 선이나 도형이 있어야 한다. 어떤 프랙탈 도형도 마찬가지다. 이것을 '최초자'라고 한다. 여기에 프랙탈 도형을 만드는 규칙이 주어진 후에 생긴 도형을 '발생자'라고 부른다. 이 발생자를 어떤 규칙에 의해 반복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프랙탈 도형이 만들어진다.

 

[프랙탈의 함죽적 의미]

프랙탈의 함축적인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 분수 차원

코흐 곡선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프랙탈의 차원은 1.2618이나 2.727과 같은 분수 차원이다. 프랙탈은 유클리드공간(정수 차원) 사이에 무한히 존재할 수 있는 훨씬 넓은 공간에 위치해 있다.

 

ⓑ '부분과 전체는 닮았다'는 것.

즉, 자기유사성이다. 프랙탈의 정의와 코흐 곡선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프랙탈 도형이나 현상은 크기나 변화나 축척의 변화에도 현태가 바뀌지 않는다.

 

ⓒ '전체는 부분의 합과 다르다'는 개념

이는 복잡계와 프랙탈의 중심 개념이다.

 

그림 5-14를 보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코흐 곡선을 3배 확대하면 확대된 코흐 곡선에는 원래의 코흐 곡선이 4개가 존재하게 된다. 역으로 말하자면, 3배 확대된 코흐 곡선을 나누어 보면 확대하기 전의 코흐 곡선이 4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기존 유클리드 관점, 즉 환원주의적 방법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만일 프랙탈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또는 여전히 유클리드적 질서가 전부라고 고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3배 확대된 코흐 곡선'을 쪼개고 쪼개어 4개의 동일한 코흐 곡선으로 분석하고서 원래의 코흐 곡선을 '4배 확대' 하였다고 생각하거나 주장할 것이다. 억지를 부리며 참값이 아니라 근삿값으로 정당화하는 방식이다.

 

[프랙탈과 브랜드의 만남]

프랙탈은 주름을 접고 펼치는 자연의 역동적 운동 과정으로 인해 처음에는 무질서 상태로 빠져들지만 자기 분할과 축척(주름을 접고 펼치는 과정)을 계속 반봅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리듬과 패턴을 창출하게 되는 자연과 사회의 창발적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특이한 형상을 갖는 난류, 구름, 리아스식 해안, 뇌의 출현이 각기 특이한 프랙탈 척도와 차원을 갖는다. 

 

금융과 자본의 세계화, 정보와 교역의 세계화가 심화되면서 치열한 경쟁 환경의 등장으로 오늘날에는 사회 시스템과 개인들의 행위 전반에서 프랙탈한 주름 운동이 창발되기 시작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과 소비자의 행위를 설명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즉 그들의 상호작용을 설명하고 재현해 내기 위해서는 프랙탈 관점에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들을 전반적으로 리모델링해야 한다. 

 

 
6장| 브랜드 전략의 실행
브랜드3.0 전략의 관리 모델

기존의 유클리드 논리에 바탕을 둔 경여, 마케팅, 브랜드, 광고 전략 등은 20세기까지 일종의 닫힌 단순계에서(강대국의 거대 기업들의 독점, 소수 경쟁체제, 정보 공유의 어려움 등에 의해) 몇몇 거대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는 도구로서 역할을 다해 왔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기업들은 이전과는 다른 비즈니스 환경변화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IT기술 혁명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의 발전과 확산으로 인해 다양한 정보의 공유가 가능해지면서 소비자와 기업 간, 소비자와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쉬워지는 의미 있는 변화를 맞게 되었다.

 

[단순계에서 복잡계로의 패러다임 전환]

사물을 분석할 수 있는 최소 단위의 요소로 쪼개어 밝혀진 요인을 통해 결과를 설명하고 예측하는 방식인 단순계 관점은 일정 부분 명쾌하고 설득력이 있어서 오랫동안 과학적인 방법으로 여겨졌다. 예를 들어, 새로 런칭할 브랜드의 시장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기업의 경영 기획서나 마케팅 전략안을 보면 여러 가지 종류의 수치들이 나온다. 시장의 규모, 예상 매출액, 마케팅 예산, 그리고 핵심 타겟 규모 등의 수치들은 대부분 최소 단위로 쪼개어 분석된 숫자에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서 얻어진 예상 수치들이다. 그러나 이런 예상 수치들이 정확히 맞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이전부터 해온 관습이기 때문에 또 내부 설득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논리의 전개상 무리만 없다면 단순화시켜 수치로 보여주는 정량적 접근이 훨씬 설득력이 잇고 반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1+1=2' 와 같은 단순계의 기계론적 방법론으로는 더욱 복잡해진 현대 사회의 다양한 현상들을 설명하기 어렵고 예측하기는 더더욱 불가능하다. 분석을 위해 전체를 요소로 나누는 순간, 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새로운 부분'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순계의 관점에서 보면 무질서한 세상의 숨겨진 부분처럼 보이는 이러한 새로운 현상을 알기 위해 필요한 사고의 틀이 복잡계 패러다임이다.

 

[자기 조직화하는 브랜드로의 패러다임 전환]

* 자기 조직화

유기체가 속한 복잡계는 열린 시스템이므로 외부로부터 에너지가 자유로이 드나들며 개별요소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로 새로운 계층의 조직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러한 창발적인 질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자기 조직화이다. 하위 수준(구성요소)에는 없는 특성이 상위 수준(전체 구조)에서 창발하는 것이 바로 자기 조직화 때문이다.

 

*창발은 복잡계-프랙탈을 이론적 배경으로 하는 브랜드3.0 전략에서 브랜드가 이루고자하는 목표가 된다. 복잡계에서 창발의 필요조건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시장에서 브랜드와 소비자 등의 구성요소들은 수많은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

 

ⓑ 시장에서 브랜드와 소비자 등의 구성요소들은 환경의 변화에 단순히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필요할 경우 스스로를 재조직하면서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또 진화한다.

 

이러한 상호작용과 진화는 결국 창발이라는 현상을 만들어 낸다.

 

 

 

 

브랜드3.0 전략을 위한 시장 분석

 

[브랜드3.0 전략의 시장 분석 틀]

* 시장 분석 진단

ⓐ 기존 질서에 대한 분석

ⓑ 요동과 섭동에 대한 분석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격동의 시기에 해당. 요동과 섭동은 유사한 개념이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요동은 시스템 내부의 구성요소들에서 발생하는 변동이고 섭동은 시스템 외부에서 가해지는 변동이다.

ⓒ 혼돈의 가장자리에 대한 분석

이 단계에서는 사소한 요동이나 섭동 요인 하나만으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수 있어 팽팽하던 기존 질서의 균형이 급격하게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에 이 과정에서 임계점을 통과하지 못하면 새로운 질서가 구축되지 못하고 서서히 과거의 질서로 회귀한다.

 

ⓓ 혼돈의 가장자리라는 소용돌이 같은 단계를 지나 드디어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고비가 되는 지점인 임계점에 이르면 비로소 창발이라는 거시적인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창발은 기존 질서를 뒤로하고 새롭게 진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삿값이 아니라 참값, 예측이 아니라 재현

[예측과 재현]

 

 

예측 : A -> B (유클리드 관점)

재현 : A -> A' (프랙탈 관점)

ⓐ 예측 : 원인과 결과를 규명하여 예측 가능성을 설명하는 개념.

ⓑ 재현 : 부분적인 현상과 전체적인 현상의 관계를 규명하여 재현 가능성을 설명하는 개념.

 

전체를 설명할 수 있는 재현에는 이미 기존의 예측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코흐 곡선을 떠올려 보라. 다시 강조하지만, 부분적인 현상이 자기유사성을 전제로 자기 복제하여 전체적인 현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프랙탈이기 때문에 재현이 가능한 것이다.

 

 

 

 

연속적인 진화를 위한 멀티 프랙탈 전략

 

우리 사회에도 90년대 중반부터 기업 차원에서 포스트포드주의적인 생산 방식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고, 소비사회로의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이러한 생산과 소비의 탈대량화 현상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패션을 예로 들면, 오늘날 소비자들은 다양한 조합으로 겉옷과 속옷을 구입하기 때문에 일상적 패션은 불규칙해 보이지만, 일정한 기간 동안 '차이와 반복'이 누적되어 그 이질적인 조합들에서도 일정한 패턴(다르지만 비슷한, 그러나 똑같지 않은)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이질적인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의 다양한 소비 패턴에서 '일정한 질서'를 발견하려는 브랜드와 마케팅 활동은 곧 포스트포드주의적인 소비 과정에서 브랜드3.0 관점의 질서를 발견하려는 노력이다.

 

[왜 무질서에 주목해야 하는가?]

* 프랙탈이란 그 명칭 자체에서부터 복잡하고 무질서해 보이는 자연과 사회의 현상 속에 어떻게 특정한 유형의 질서가 내재되어 있는가를 밝혀주는 개념이 들어 있다.

 

프랙탈 관점에서 보면 자연과 사회를 망라한 모든 현상들은 실제로 두 유형의 질서가 겹쳐진 결과라고도 말할 수 있다. 넓지만 울퉁불퉁한 들판에 길이 1제곱미터로 바둑판 모양의 격자를 씌워 보면 매우 명쾌한 유클리드적인 질서가 나타난다. 우리는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도시를 건설하고 아파트를 짓는다.

 

그러나 각각 1제곱미터의 격자 내부를 들여다보면 풀과 돌멩이와 벨레들이 무질서하게 얽혀 있다. 풀들은 실제로 각 격자들을 넘나들고 울퉁불퉁한 지형들은 여기저기로 뻗어 있으며 각가 다른 패턴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과거에는 무시해 버렸던 이런 불규칙해 보이는 현상들에서 우리는 새로운 질서를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프랙탈한 패턴이다.

 

이렇게 선형적인 질서와 비선형적인 프랙탈 패턴을 '겹쳐보는' 방식은 산에도 바다에도 계곡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도시에도 사회현상에도 경제에도 기업 경영에도, 그리고 브랜드 전략에도 적용할 수 있다.

 

[멀티 프랙탈 전략이 필요하다]

부동의 업계 1위 브랜드였던 미샤가 간과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구축해 놓은 기존 질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힘' 또는 '지속적 경쟁 우위'에 대한 과신 때문이 아니었을까? 지금과 같은 무한경쟁 시대에 경쟁우의는 지속적인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것이 더 자연스럽다.

따라서 연속적으로 '일시적 경쟁우의'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경쟁 활동을 통한 공격적인 비즈니스가 필요하다. 이것이 브랜드3.0 전략에서 말하는 '멀티 프랙탈 전략'이다.  

 

경영 전략에서 강조하는 연속적인 일시적 경쟁우위는 브랜드3.0 전략의 '연속적인 브랜드 진화'와 동일한 의미이다. 그리고 연속적인 브랜드 진화는 멀티 프랙탈 전략으로 가능해질 수 있다.

 

멀티 프랙탈의 의미는 어떠한 사물이나 대상이 2개 이상의 프랙탈 차원을 가지는 것을 뜻한다. 앞에서 살펴본 프랙탈 도형, 즉 코흐 곡선등은 전체를 보든 일부분만 보든 동일한 차원을 가지며 또한 자기 유사성을 가진다. 그러나 자연계나 사회, 경제계에서 관찰되는 대부분의 대상이나 현상은 매끈한 하나의 프랙탈 차원이 아닌 복잡한 멀티 프랙탈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7장| 열린 시스템, 브랜드를 다시 생각한다
패러다임의 전환, 단순계에서 복잡계로
방법론의 전환, 유클리드에서 프랙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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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 패러다임의 방법론으로서 프랙탈의 핵심 개념은 '합쳐보기'이다.

 

프랙탈은 정수 차원의 한정된 유클리드 공간 사이에 존재하는 무한한 분수 차원의 공간을 의미한다. 1과 2라는 두 개의 정수 사이에 무한하게 존재하는 분수들이 프랙탈 집합이 되는 것이다. 프랙탈의 합쳐보기는 1과 2의 명확한 질서뿐만 아니라 수많은 분수들의 불규칙하고 복잡하며 예측하기 어려운 무질서까지 합쳐서 보는 것이다.

 

프랙탈의 합쳐보기는 시장에서의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는 데에만 국한된 개념은 아니다. 최근 사회, 경제, 문화, 교육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화두로 떠오른 '통섭', '통합', 그리고 '융합' 등의 개념 또한 합쳐보기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제품에서는 어떨까?

 

제품에서의 합쳐보기는 '스마트폰'이라는 21세기 최고의 제품 중 하나를 탄생시켰다. 만일 스마트폰이 없었더라면 휴대폰, 카메라, 노트북, 게임기, 워크맨, 그리고 MP3 등 우리는 가방이 넘칠 정도의 저자제품을 따로 넣고 다녀야 했을지 모른다. 또한 스마트폰이라는 제품에서의 합쳐보기는 삼성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거듭나는 데 일조하였고, 쪼개고 나누는 단순계 세계관으로 전자 제품의 왕국이 된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하루아침에 쇠락의 길로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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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탈 방법론의 의미]

새로운 진화를 위한 브랜드 전략으로서 프랙탈 방법론의 의미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간단히 요약하 수 있다.

ⓐ 복잡함을 뚫고 나올 수 있는, 숨을 질서를 밝히는 새로운 방법론이다.

: 유클리드 방법론의 기계적인 경영모델이나 브랜드 전략 모델은 선형적 사고, 통제, 간결한 예측 가능성 등에 기초한다. 그러나 최근에 나타나는 기업 경영이나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현상들은 비선형적이고 유기적이며 매우 복잡하다. 이러한 현상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분석하고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비선형적 현상에 숨어 있는 질서와 무질서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전략 모델이 있어야 한다.

 

ⓑ 기존 이론이 지금까지 유지해온 보편타당한 가치를 인정하여 배제하지 않았으면 여기에 새로운 프랙탈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브랜드가 새로 진화해 가도록 하는 방법론이다.

: 이것은 프랙탈 방법론이 기존 단순계의 결정론적 논리와 복잡계의 확률론적 논리를 통합한 개념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닌 '유에서 유'를 만들어가는 방법론이다.

: 프랙탈 방법론은 기존 정수 차원의 유클리드적 사고를 뛰어넘어 분수 차원의 사이공간 찾기에서 시작된다. 크로스오버(cross-over) 개념의 새로운 음악 장르나 다양한 퓨전 음식 같은 예도 무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의 사이공간 찾기에서 새롭게 탄생한 산물들이다.

 

 

가치의 전환, 서양에서 동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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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3.0 전략은 소비자들의 관계에 의한 상호작용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비자들이 만들어내는 상호작용에 의해 비선형적 현상이 발생하고 거시적인 질서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관계와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비선형성은 서양 중심의 단순계 과학에서는 무시되어 왔던 부분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브랜드3.0 전략의 근간이 되는 '소비자들의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먼 시간 여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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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과 동양사상의 뿌리]

* 지금부터 2,500년 전의 고대 그리스와 중국의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과 사회 구조 면에서 매우 달랐을 뿐만 아니라, 철학과 문명에 있어서도 서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그런 차이들이 현대를 살고 있는 동양과 서양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큰 차이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본질'이란 한 사물의 가장 핵심적이고 필수 불가결한 속성이다. 본질이 바뀌면 그것은 더 이상 그 사물이 아니다. 본질적이지 않은 속성은 '우연적' 속성이다.

 

이것이 근대 이후 지금까지 서구의 과학 철학을 꿰뚫는 핵심이다. "단순한 것이 최선이다"라는 명제가 이를 대변한다. 이러한 사상은 17세기 뉴턴읜 <프린키피아>를 통해 활짝 꽃을 피우게 된다. 뉴턴은 이 책에서 만유인력 법칙과 세 가지 운동법칙을 제시하며 자연현상 또한 수학으로 증명할 수 있음을 밝혔다. 뉴턴에 의해 서양철학에서 갈구해오던 질서의 탐구와 이에 근거한 예측이 가능해졌고, 이는 곧 단순계 패러다임의 근간이 되는 '인과적 결정론'의 시작이 되었다.

 

* 그리스 철학은 세상을 쉽게 변하지 않는 고정된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그리스 철학자들은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직선적' 사고와 '이것이 아니면 저것'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집착했다.

 

반면 중국인들에게 세상은 늘 변하며 모순으로 가득찬 곳이다. 중국의 유교, 도교, 불교 모두 '조화', '부분보다 전체', '사물들의 상호관계성'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었고 세 철학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포괄주의'는 우주의 모든 요소들이 서로 관련되어 있다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차이]

* 동양인들은 여전히 상호의존적인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자기(self)를 전체의 일부분으로 생각하지만, 서양인들은 독립적인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자기를 전체로부터 독립된 존재로 여긴다.

 

동양인들에게 성공과 성취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영광의 의미하나, 서양인들에게 성공과 성취는 개인의 업적을 의미한다. 동양인들은 인간관계 속 조화롭게 '적응'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기비판을 하지만, 서양인들은 개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 현대의 동양인들은 고대의 동양인들처럼 세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한다. 그들은 전체 맥락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사건들 사이의 관계성을 파악하는데 익숙하며, 세상이 복잡하고 매우 가변적인 곳이라 믿는다. 또한 세상의 구성 요소들은 서로 얽혀 있고, 세상사는 양극단 사이에서 순환을 반복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그러한 사건들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협동과 조정이 꼭 필요하다고 믿는다.

 

이와는 반대로, 현대의 서양인들은 고대의 그리스인들처럼 세상을 보다 분석적이고 원자론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사물을 주변 환경과 떨어진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변화가 일어난다면 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개인이 그러한 일들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맺는글| 브랜드에 대한 세 가지 진실
브랜드는 살아 움직인다

 

[브랜드는 살아 움직인다]

브랜드가 살아 있다는 의미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 유기체의 관점을 갖는 것이다.

브랜드가 살아 있다는 인식은 어찌 보면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전부터 경영 전략이나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고민할 때 브랜드의 적응, 변화, 진화, 리더십, 개성, 정체성 등의 용어와 개념을 자주 사용하곤 했다. 이는 우리가 이미 브랜드를 살아 있는 유기체로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살아 있는 생명체와 연관된 용어만 활용할 뿐 실제 기업 경영이나 전략적인 접근에서는 지금까지 해온대로 기계적인 방법론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근대화 이후 서양의 기계적 경영 모델이 과학적, 합리적, 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우리 사회를 지배하게 되었고 복잡성을 배제하고 최대한 단순화시킴으로써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이 사실이다.

'과학적 경영'은 표준화, 분업 체계 등의 방법으로 거업을 단순한 기계로 비유하여 문제가 발생하면 고장난 부품을 교체하듯이 직원, 서비스, 제품을 바꾸는 이름바 '소모품'처럼 인식한 것 또한 사실이다.

 

반면에, 유기체의 관점이란 기업 경영에서 '내부 직원들의 주체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주체성을 가질 때 기업은 끊임없이 변화를 통해 진화할 수 있으며 따라서 더욱 건강한 기업이 될 수 있다. 살아 있는 기업은 살아 있는 직원과 조직이 만든다. 기업의 경영자 개인적인 의지와 비전으로 발전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브랜드에서 유기체의 관점은 브랜드는 살아 있는 소비자와 소통하고 교감하며, 공명할 수 있어야 됨을 뜻한다. 좋은 제품 자체는 브랜드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 '관계'의 관점을 갖는 것이다.

브랜드에 대한 유기체의 관점이 내적이라면 소비자와의 '관계'는 외생적인 관점이다. 

인문학 관점에서의 브랜드는 살아 있는 유기체이고 그 핵심적인 개념이 관계이다. 따라서 '브랜드 인문학'이나 '브랜드 관계학'이라고 표현하며 브랜드에서 인문학적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브랜드는 결국,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대한 상징기호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고, 아이덴티티를 정립하여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하는 것이 중요했다. 즉,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며, 구찌라면 구찌다움을, 루이뷔통이라면 루이뷔통다움을 찾아가는 것이 브랜드에게는 가장 중요한 길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브랜드 인문학은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얻는 학문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관계'라는 새로운 화두가 열린 지금, 이제 브랜드가 질문해야 하는 것은 나는 누구인가를넘어, 나는 누구 사이에 서 있느냐, 내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고, 나는 누구와 어떤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느냐라는 질문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가 아니라 나는 남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브랜드 관계'에서 단순히 '브랜드와 소비자간의 관계 맺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소비자간의 관계 맺기'를 인식해야 살아 있는 브랜드임을 강조하고 있다.

 

근대화 이후 20세기까지 서양의 기계론적 세계관의 영향으로 기업 경영에도 합리적 과학 경영이 대세를 이루었지만, 이는 불확실성과 복잡함이 증가하고 열린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는 21세기의 기업 환경에서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패러다임으로 점차 인식되고 있다.

 

기계는 아무리 복잡해도 질서만이 존재한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무질서는 살아 있는 유기체만이 만든다. 따라서 새로운 브랜드 패러다임은 기업과 브랜드가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명확한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살아 있는 브랜드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광고를 많이 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소비자와 곁에서 소통하고 교감하면서 상호작용을 하는 브랜드이다. 그것이 바로 살아 있는 소비자들과의 관계 맺기를 통해 살아 움직이는 브랜드가 되는 유일한 방법이다.

 

기업의 경영자나 브랜드 담당자가 브랜드에 대해 '잘 크고 있는지..', '친구는 잘 사귀는지..', '어디 아픈데느 없는지..' 라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와야 할 것이다. 그래야 죽어 있는 기계에서 살아있는 브랜드로 바뀔 수 있다.  

 

 

브랜드는 전체를 봐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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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체적 특징을 이해하는 데서 우리가 최근까지 당연하게 여겨왔던 기계론적, 과학적 세계관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분석'이라는 과학적 개념이다. 

 

* 분석적 기법이란

대상을 연구하기 쉽게 크기를 잘게 분할해서 각 부분의 성질을 자세히 조사한 후 그것을 다시 '종합'함으로써 대상의 전체적인 성질을 이해하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이 방법은 우주, 지구, 자연, 사회, 시장, 기업 등 모든 사물이나 대상을 이해하는데 상당히 유효한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사회 대부분의 시스템이 열린 시스템으로 바뀌게 됨에 따라 과학적 분석이란 수단은 점차 그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한계란 '분석을 위해 어떤 대상을 분할할 때마다 전체를 이루고 있는 진짜 중요한 무엇인가가 상실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분석을 위해 나누는 순간, 분할되기 전의 대상을 전체적으로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은 불가능해 진다.

 

따라서 살아 있는 유기체와 이들이 만들어 내는 현상은 전체를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전체를 본다'는 의미는 사물의 구성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보는 것이 아니라, 구성요소들이 맺고 있는 관계와 그들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이는 바로 구성요소들의 관계와 상호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비선형적 현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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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의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사고가 필요하다.

 

*시스템 사고란

시스템의 작동 메커니즘을 직관적으로 파악하여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전략을 발견하기 위한 사고방식이다. 시스템 사고는 기존의 분석적 사고와 구분이 가능하다. 분석적 사고는 요소환원주의에 기반한 사고방식으로 시야를 좁혀가면서 사물을 관찰하는 것인데 비해, 시스템 사고는 포괄주의에 기반하여 시스템의 다양한 프로세스의 상호작용을 관찰한다. 분석적 사고가 죽어 있는 사물을 관찰하는 방식이라고 ㅏㄴ다면, 시스템 사고는 살아 있는 유기체를 관찰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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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치는 과학]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전체적인 브래드 진단을 할 때, 일반적으로 시장점유율, 매출액, 경쟁사 동향, 소비자 인식 등을 분석하게 된다. 그리고 브랜드 진단에서 얻어진 시사점을 종합하여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적 사고의 방법론에 따른 시사점은 여전히 전체를 담아내지 못한다. 살아 있는 유기체, 즉 경쟁사나 소비자가 만드는 다이내믹한 현상들이 배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소비자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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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브랜드는 소비자가 만든다고 생각하는가?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거 ㅅ같다. 기업의 브랜드 담당자들은 깊이있는 시장 분석과 고민 끝에 브랜드를 런칭하고 적지 않은 광고와 마케팅 비용은 물론이고 전사적 노력을 들여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한다. 즉 브랜드는 기업이 만들고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 하는 것이다.

 

전통적 브랜드 관리 모형에서는 기업 차원의 전략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소비자 차원의 브랜드 이미지가 겹쳐지는 교지합이 브랜드 관리 영역이고,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활동 등으로 이 부분을 넓혀가는 것이 기업이 해야 할 몫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본 바대로, 복잡하고 치열한 시장에서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이미지의 공통되는 부분 못지 않게 소비자들이 스스로 공유하고 상호작용하여 만들어지는 새로운 부분이 훨씬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들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부분이 기존의 선형적 논리에서 배제되었던 비선형적 상호작용 부분에 해당되는 영역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상호작용 부분을 인정하고 그 중요성을 이해할 때 비로소 제대로 브랜드 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브랜드 관리란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를 잘 만들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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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소비자들은 어떻게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것일까? 답은 '자기 조직화'에 있다.

자기조직화란,

'외부의 의도적인 간섭 없이 구성요소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정의된다. 아프리카 초원 지대 누떼들이 건기가 되면 멋잇감인 풀을 찾아 넓은 대지와 계곡, 그리고 하천을 건너 새로운 초지를 향해 떠날 때 보여지는 집단 이동은 장관을 연출한다. 이때 TV 해설자는 떠나기 전 누떼 무리에서 우두머리를 선출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실일까?

설령 그렇더라도 나머지 수백, 수천 마리가 그 한마리 대장 누를 일사불란하게 따를 수 있을까?

 

TV해설처럼 지도자 역할을 하는 특정한 누가 나머지 누떼를 통제한다는 추측은 지금까지의 단순계 관점에 의한 분석 결과인 것처럼 보인다. 

 

또다른 사례를 보면 아프리카 지역에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메뚜기 떼가 농촌 지역을 덮쳐 농작물은 물론 잔디나 야자수까지 모조리 먹어치우는 장면을 보았을 것이다. 메뚜기들은 기본적으로 떼를 지어 모여 사는 군집 형태의 곤충이 아니기에, 이러한 집단적인 행태는 전문가들조차 이해할 수 없는 매우 돌발적인 것으로 해석되곤 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복잡계의 설명은 서식 밀도가 충분히 낮을 때는 온순하게 따로 놀던 메뚜기가 서식 밀도가 높아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강하게 서로 상호작용하기 시작하면서, 주변 메뚜기에 의해 자극받고 반응하는 국소적이며 단순한 행동 규칙만으로 한 차원 높은 거대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누떼와 새떼, 메뚜기떼의 예와 같이 비평형 상태에서 일어나는 자발적인 질서 창출이 바로 자기 조직화이다. 즉 외부의 간섭없이 시스템이 스스로 구조를 갖추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는 것이 자기 조직화이다. 그리고 자연계와 사회 경제계에서 일어나는 광범위한 질서는 위에서 강제로 조직된 하향식의 질서가 아니라 아래에서 자발적으로 조직된 상향식의 질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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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조직화는 마치 미사일의 원리와 같다. 적의 비행기를 추격하여 격추시키는 미사일처럼 직선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의 경로를 뒤쫓아 가서 격추시키는 개념이다. 비선형적인 개념이다. 즉 수시로 변화하는 조건들을 극복하면서 예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달라진 브랜드 환경에서 브랜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로서 소비자와 관계맺기를 해야 하고, 시스템 사고로서 부분의 총합 이상을 나타내는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하며, 자기 조직화를 통해 소비자가 만들어간다는 전략적 사고의 틀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복잡하고 치열한 시장상황을 뚫고 새로운 경쟁력을 갖춘 진화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고, 꼬리표를 가진 진정한 브랜드가 될 수 있으며, 소비자와 공명하여 창발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따.

 

"제품은 기업이 만들고, 브랜드는 소비자가 만든다."  

 

 

 

 

 

 

[책에서 나온 다양한 참고 문헌 및 관련 저서들 & 관련 학자들]

 

ⓐ <브랜드 자산의 전략적 구축> : 브랜드 분야의 선구자인 미국 버클리대 교수 데이비드 아커 저서

 

ⓑ <강력한 브랜드의 구축> : 데이비드 아커 저서

 

ⓒ <브랜드 리더십> : 데이비드 아커 저서

 

ⓓ<브랜드 자산의 관리> : 데이비드 아커 저서

 

⒜ 브랜드 전략 - 케빈 레인 켈러Kevin Keller와 린 업쇼Lynn Upshaw 등에 의해 정교화 됨

 

⒝ 마케팅 분야 - 필립 코틀러Phillip Kotler나 번 슈미트Bernd Schmitt 등 대부분 미국 학자들에 의해 발전 됨

(국내에서도 아커의 이론에 기반을 둔 미국식 브랜드 전략이 대세를 이룸

 

ⓔ <경험 마케팅> : 세계적으로 저명한 마케팅 구르번 슈미트의 저서

 

ⓕ <마켓 3.0> : 세계적인 마케팅 대가 필립 코틀러의 저서

 

ⓖ <제3의 물결> : 앨빈 토플러의 저서. 프로슈머prosumer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

 

ⓗ <세계의 경영학자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 : 뉴욕 주립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인 이리야마 아키에의 저서

 

ⓘ <초경쟁Hyper-Competition> : 미국 다트머스대학의 리처드 다베니의 저서.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어 경쟁우위의 지속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무한경쟁'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 <드레곤플라이 효과The Dragonfly Effect>의 저자이자 미국 스탠포드대 경영학과 교수인 제니퍼 아커. "새롭고 고유하며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것만이, 그리고 오직 처음 듣는 생동감이 있는 것만이 살아 남는다."

 

ⓚ <스위치Switch> : 행동경제학의 최고 전문가이자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의 조직행동론 교수인 칩 하스는 동생과 함께 쓴 스위치에서 '인식을 바꾸는 것보다 명확한 지침에 의해 행동을 바꾸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 <링크: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 헝가리 출신의 물리학자 A.L. 바라바시의 저서. 네트워크 이론을 소개하는 책.

 

ⓜ <티핑 포인트> : 말콤 그래드웰의 저서. 세상에는 남들보다 뛰어난 호기심, 자신감, 사교성, 정열을 가져서, 수많은 다양한 세계와 접촉할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 <부의 미래> :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근대와 탈근대 사이의 물결 변화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심층적인 토대를 시간, 공간, 지식이라 하고 이를 심층기반이라 불렀다.

 

ⓞ <복잡계 개론> : 윤병수, 채승범의 저서

 

ⓟ <기하학 원론> : 고대 그리스 수학자이자 철학자 유클리드가 구축한 것으로 점,선,면 등으로 이루어진 평면상의 대상을 다루는 기하학에 관련된 명제를 체계화 시켰다.

 

ⓠ <과학적 관리의 원리> : 미국의 공학자 프레드릭 테일러의 저서. 기계적 경영모델의 이론화로, 그의 저서는 경영서의 고전이 되었고 그의 이론은 기업 경영의 원리가 되었으며, 미국 산업 전체에 혁명을 불러올 만큼 파급 혀과가 컸고 지금까지도 다방면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 <복잡계 경제학> : 예측 가능한 것만이 과학이라고 생각하는 발상으로는 복잡계를 적용하더라도 그 벽을 넘을 수 없다. 자연과학에서조차도 정말로 예측 가능한 것은 매우 적다. 따라서 앞으로는 예측이라기보다는 재현 가능한 현상을 설명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 <생각의 지도> : 동서양의 차이를 심도 깊게 연구한 미국 미시건대학 심리학과 교수 리처드 니스벳의 저서. '범주화'에 대한 서양과 동양의 차이를 설명.

 

ⓣ <인체의 기술> : 데카르트의 저서. 책에서 인체를 하나의 기계로 간주하고, 인체라는 기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작은 요소들로 분해하여 그 각각의 기능을 탐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소 환원주의이다.

 

ⓤ <원론> : 유클리드의 저서. 기하학에 관해 최초로 체계적인 논리를 수립. 그의 이론체계는 단순히 기하학 범주를 넘어서 서구 사상의 뿌리가 되었으며 17세기에 이르러 데카르트의 요소환원주의와 뉴턴의 인과적 결정론에서 열매를 맺으며 기계론적 세계관을 완성하게 되었다.

 

ⓥ <프린키피아> : 17세기 뉴턴의 책으로, 뉴턴은 이 책에서 만유인력 법칙과 세 가지 운동법칙을 제시하며 자연현상 또한 수학으로 증명할 수 있음을 밝혔다.

 

ⓦ <도덕경> : '무거운 것은 가벼운 것의 근원이며, 움직이지 않는 것은 모든 움직이는 것들의 근원이다' 

 

 

 

 

 

 

 

 

 

** [이 책을 읽은 이유 및 전체적인 서평]

2년을 투자해 겨우 편입학하여 전공한 패션디자인을 버린 이유는, "좀 더 가치있는 일을 하자" 라는 스스로의 가치 확립 때문이었다. 패션을 하면서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을 할 수도 있었고, 실제로 그러한 사례를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차선책'으로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어쨌든 '주'는 '돈 있는 사람에게 팔 패션의류' 였기 때문이다. 애초에 상위 5%를 위해 탄생하고 그들이 독식하는 체제로 흘러와 '권의주의'와 '허영심'을 먹으며 몸집을 키우는 패션에서 소외된 90%를 위한 가치가 발현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이후 정치 다음으로 파급력 있는 수단이 뭐가 있을까 보니, 기업이었다. 국경도 넘어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업! 때문에 기업 내 CSV(사회공헌팀)을 목표로 했지만 기업 내에서는 돈벌이가 되지 않는 CSV팀에 투자해주지 않는 분위기고 점차 차선을 밀리더니 기업내 임직원들 복지나 사회봉사활동 관리 등으로 CSV(Creating Shared Value) 라는 부서 이름과는 동떨어진 일을 맡게 됨을 보고 실망스러웠다.

 

아직 갈길이 먼 그 길을 좀더 파고들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기엔 디자인 전공생인 내 입장에서 경영, 마케팅, 홍보 관련 공부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돈을 벌어야만 하는 입장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이 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다시한번 내 전공을 들여다 봤다. 고생고생해서 얻은 나의 꼬리표를 굳이 잘라낼 필요는 없어 보였다.

전공을 살리면서 훗날 공적인 일을 할때 도움이 될만한 포지션이 뭐가 있을까 다시 탐색에 들어갔다.

다행히 편입 전 전공했던 시각디자인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창의성을 요구하면서 경영과 마케팅 및 광고분야까지 알아야 하는 '브랜딩'을 발견했다.

 

길을 대충 발견하긴 했는데 아는 것이 너무 없었다. 그러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 이 '브랜드3.0'이라는 책이다. 원래 다른 책을 찾기 위해 갔던 도서관에서 우연히 본 이 책의 목차에 매료되어 당장 빌려 읽게 되었다.

 

먼저 책의 저자가 흥미로웠다. 대한민국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 컨설턴트 1호라니, 그를 지칭하는 네임이 매력적이었다. 외국에서 경영학과 광고학까지 전공하고 국내외 많은 그룹에서 브랜드, 마케팅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뿐만 아니라 KOTRA같은 공공기관의 브랜드 전략 및 관리 매뉴얼 전략 등도 했다니 내가 걷고 싶은 길을 미리 걸으신 분 같았다.

 

책의 내용은 솔직히 어려웠다. 이 책으로 인해 인문학을 알았고 서양학과 동양학이 발전되어 브랜드3.0 이론의 밑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충격도 받았다. 

 

브랜드1.0부터 2.0, 3.0까지 발전하는 과정에서 시대적 변화를 알 수 있었고 나는 별 감흥없이 누렸던 정보화시대 라던가 인터넷,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창발된 엄청난 변화들에 대해 당연한 과정이 아닌 이를 누릴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난 것이 큰 축복이구나 싶었다.

 

처음 듣도보도 못한 브랜드가 시장에 나와서 진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회사가 의도한 꼬리표 보다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부여하는 꼬리표가 있고 이를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양의 되먹임까지 거쳐야 비로소 창발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수 있었다.

 

책을 다 읽은 후 기계적 사고가 아닌 유기체적 사고를 해야하고 유클리드에서 프랙탈로 옮겨져야 하며 서양적 기계론적 가치에서 동양적 관계적 가치로 전환해야 한다는 등등 이론은 충분히 숙지할 수 있었지만,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진정한 브랜드를 만들어 낸다는 건지 답답함이 남았다.

 

결국 기업이 전략적인 마케팅 전략을 짜봐야 (물론 처음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 소비자들의 비선형적 움직임에 브랜드의 성패가 달렸다는 이야기인데, 어떻게든 브랜드화 시켜야 하는 기업이나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자신들이 만든 전략이 그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계속해서 시장상황을 보며 소비자들끼리의 양의 되먹임을 만들어 줘야 하고 또 그것이 제대로 될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아는 답답한 상황을 어떻게 생각할지 의문이다.

 

나도 얼른 관련 기업에 취업하여 위와 같은 궁금증을 실무에서 직접 실행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어보며 내가 원하는 브랜드, 가치를 대중들에게 어떻게 창발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나아가 공익적인 일에 이 경험과 이론들을 꼭 써보고 싶다.  

 

 

 

 

 

 

 

 

 

 

 

감사의 글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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