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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Social Design

Report_020.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 01) 디자인, 삶을 품다.

by '오지연' 2017.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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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01) 디자인, 삶을 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디자인은 언제나 ‘더 낫게 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부터 출발한다. 패러다임이 변하고 주체와 대상이 바뀌더라도 ‘어떤 목적, 문제해결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디자인은 하나의 독립된 직업이자 전문 분야로 각광을 받아 왔다. 그리고 디자인은 물리적 제품, 기술, 서비스를 소비자와 연결시켜 주는 관계성 측면에서 가치를 창출해 왔다. 하지만 '만드는' 것에 치중했던 것이 과거의 디자인이었다면, 최근의 디자인은 무엇인가를 살리고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에 대해 고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디자인이 자본주의의 발전으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사실 사회제도나 구조의 모순으로 발생하는 부의 편중화, 실업문제, 주택문제, 인구문제, 환경문제 등은 비단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닌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던 이슈였다. 그럼에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문제의 접근과 해결방식'을 통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대안’을 근본으로 하는 디자인의 역할론에 대한 성찰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디자인'을 돌이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문화는 사회의 흐름에 따라 형성되고 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모습을 완성시킨다. 하지만 문화적 특성은 개개인의 취향과 사고에 의해 결정된다. 개인의 생각이 사회의 흐름을 만들고 문화적인 특성이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결국 우리의 삶은 개인이나 사회, 문화, 어느 하나의 단독적 형태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이 모든 것의 공존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디자인도 같은 맥락이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디자인을 통해 우리의 눈이 높아지고 감각이 발달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디자인이 발전되기도 한다. 생활 속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들은 다양하다. 우리와 먼 듯 결코 멀지 않은 고령화 문제와 노숙인 문제는 오래전부터 회자돼 온 사회적인 이슈로 디자인은 자신의 역할을 통해 이러한 문제해결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은 모든 사람들에게 편리와 안전을 제공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밀접하게 작용하고 있다. 

 

 

노인을 위한 디자인

 

‘고령화 사회’를 그저 간혹 뉴스에서나 들리는 소식으로 여겼다면 재고가 필요하다. ‘고령화 사회’는 65세 이상의 노인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인 사회‘를 일컫는데 이미 우리나라는 2013년에 65세 이상인 노인의 인구가 12.27%를 넘어섰다. 출산 뿐 아니라 결혼을 피하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로 따지면 이 비율은 훨씬 더 높은 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사회의 문제는 추운 방에서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아 비로소 죽음을 알게 됐다는 기사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노인들은 정신적으로 우울감을 경험하기도 하고 신체적인 문제나 질병이 발생해 혼자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신체적인 변화는 야외 활동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실내 생활에도 불편을 주기도 한다. 디자인에는 노인들이 겪는 정신적, 신체적 문제들을 해소시켜줄 힘이 있다. 

 

 

디자인으로 노인들의 사회적 역할 제시 

 

스위스에서는 노인들의 창의력과 에너지를 통해 이루어진 디자인을 볼 수 있다. 노인들의 재능을 활용하는 ‘시니어 디자인 팩토리(SENIOR DESIGN FACTORY, 이하 SDF)’는 노인과 젊은 디자이너가 함께 운영하는 아뜰리에다. 

 

디자인을 공부하던 대학생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된 SDF는 전세계적 문제인 고령화 현상에 포커스를 맞추고 노인을 위하는 개념이 아닌 노인과 ‘함께 하는’ 작업에 대해 고민했다. 노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대형 목도리 아트워크를 선보이고 시니어디자인팩토리 상설매장을 마련해 노인들이 제작한 수공예 제품과 노인들의 노하우가 담긴 레시피 카드 등을 판매하는 등 노인들이 오랜 세월 습득한 그들만의 노하우를 재능으로 끌어낸다. 

 

작업을 하는 공간인 아뜰리에, 제품 판매 매장, 노인의 손맛을 볼 수 있는 식당, 젊은이들에게 수공예를 가르쳐주는 워크숍 등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인 SDF는 노인들의 사회적 역할까지 제시한다.  

 

노인과 젊은 디자이너가 함께 운영하는 아뜰리에 SDF

노인과 젊은 디자이너가 함께 운영하는 아뜰리에 SDF (출처: www.facebook.com/SeniorDesignFactory)


SDF는 노인들의 재능을 활용, 그들이 제작한 수공예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젊은이들에게 수공예를 가르치는 워크숍을 운영하기도 한다.

SDF는 노인들의 재능을 활용, 그들이 제작한 수공예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젊은이들에게 수공예를 가르치는 워크숍을 운영하기도 한다. (출처: www.facebook.com/SeniorDesignFactory)

 

 

‘액티빙 에이징’을 위한 디자인


국내에서도 디자인을 통해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서비스디자인을 통해 고령화, 인터넷 및 게임 중독, 성범죄 등의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데, 그 중 하나인 ‘액티빙 에이징(Activing Aging)’은 활기찬 노년을 위해 고령자들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고자 기획됐다. 

 

노인복지 재단 등과 협력을 통해 고령자들의 일상생활을 조사하고 행동, 심리, 감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문제점과 요구사항 파악을 시작으로, 고령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Pain Point)을 분석하고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부분(Touch Point)을 찾아 고령자 맞춤형 제품, 서비스와 필수 요소기술 등을 도출, 개발, 검증하는 것. ‘고령화 사회의 노약자를 위한 생활가전기기의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에는 노화에 따른 인체기능의 변화, 고령자의 제품 조작능력특성 데이터 등 구체적인 정책과 개발사례 등이 소개돼 있으며,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고령자의 주거 및 이동편의를 위한 제품, 커뮤니티 서비스, 신체·정신 건강 서비스 등 온·오프라인으로 연계된 종합서비스 플랫폼(Total Service Platform)이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시행하고 경성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관한 ‘고령화 사회의 노약자를 위한 생활가전기기의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 개발’ 중 ‘진공청소기 사용자행동모델’ (출처: www.udrc.or.kr)

 

 

실내 주거환경의 변화는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서울시가 국내최초로 선보인 ‘인지건강 주거환경 가이드북’은 20년마다 2배씩 치매노인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해 제작됐으며 치매의 속도를 늦추고 예방에 도움을 주는 주거환경 변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돼 있다.  

 




실내 주거환경 변화는 치매예방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서울시의 ‘인지건강 주거환경 가이드북’ 이미지(사진제공: 서울시)

 


유니버설 디자인


노인들을 위한 디자인은 신체약자를 위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신체약자’는 장애인과 어린이, 노약자를 말하지만 누구나가 불편함 없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으로 모두를 위한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다. 무장애 디자인이라고도 불리는 유니버설 디자인은 성별, 연령, 국적, 문화, 장애의 유무에 관계없이 처음부터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사용하기에 편리해야 한다. 

 

유니버설 디자인에는 누구나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사용이 정확하고 자유로워야하며 사용이 간단하고 직관적이어야 하며 쉽게 정보를 인지할 수 있어야 하고 오류에 대해 포용력이 있어야 하며 무리한 힘을 들이지 않고도 사용이 가능해야 하는 등 7가지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서울시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 ‘무장애 보행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어린이 등 생활 이동에 불편을 느낄 수 있는 서울시의 교통약자는 2014년 12월 기준, 서울 인구의 약 22%로, 2010년 이후 연평균 1.4%이상 증가하고 있다. ‘무장애 보행환경’ 시범 조성은 이러한 실정을 반영, 교통약자의 불편을 실질적으로 개선해 교통약자를 포함한 누구나가 차별 없이 편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보행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교통약자의 이동이 많은 관악의 특수학교와 성동의 노인복지관 두 곳에 적용되며 오는 10월에 조성이 완료될 예정이다.  



노숙인을 위한 디자인


IMF 이후 급격하게 사회문제로 대두됐던 노숙인 문제는 잠잠해진듯하지만 다른 사회문제들에 가려졌을 뿐 여전히 우리 사회의 문제로 남아있다. 노숙인들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에게는 안전한 공간과 사회로의 복귀를 위한 장치가 필요하고 그러한 문제 해결은 결국 안정된 지역사회와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노숙인들은 나름의 방안으로 ‘서울역’이라는 공간을 찾지만 ‘노숙인’을 떠올리게 하는 그곳도 그들을 위한 안전장치가 될 수는 없다. 부족한 것은 그들을 위한 보호시설만이 아니다. 그들의 문제를 우리 사회의 문제로 바라보고자 하는 마음가짐도 필요해 보인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트


해외에서는 노숙인 문제의 악순환을 예방하고 지역과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등 좀 더 다양한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네덜란드의 셸터 수트(Shelter suit) 재단은 ‘사람들이 함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과 ‘모든 사람은 존엄하며 따뜻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노숙인들을 위한 ‘셸터 수트’를 제작, 선보였다. 패션을 전공한 Bas는 친구의 아버지가 거리에서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은 사건을 계기로 추위로부터 노숙인들을 보호하고자 ‘셸터 수트’를 제작했고 친구 Alexander와 함께 재단을 설립, 노숙인을 포함, 실업자, 난민, 자원봉사자 등 20여 명의 직원과 함께하고 있다. 

 

바디 수트인 ‘셸터 수트’는 변형이 가능한 침낭 겸 재킷으로 폭설, 한파 등 추운 날씨로부터 노숙인들의 신체를 보호하고 밖에서 잠을 잘 때에도 따뜻하게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방풍, 방수 기능은 물론 지퍼로 상하의가 탈부착돼, 평상시 활동할 땐 재킷만 입을 수 있고 잠을 잘 때엔 재킷에 하의를 부착, 침낭으로 사용할 수 있다.  

셸터 수트 재단의 셸터 수트는 노숙인들을 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디자인됐다.

셸터 수트 재단의 셸터 수트는 노숙인들을 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디자인됐다. (출처: www.sheltersuit.com)


노숙인들에게 셸터 수트를 나눠주는 셸터 수트 재단의 이벤트(photos by Janneke Nooij)

노숙인들에게 셸터 수트를 나눠주는 셸터 수트 재단의 이벤트(photos by Janneke Nooij) (출처: www.sheltersuit.com)

 


노숙인들을 위한 공간


어느 밤, 런던 거리에서 노숙자 문제를 직접 목격하고 체험한 Spatial Design Architects의 James Furzer는 매서운 날씨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숙자를 위한 집(Homes for the Homeless)’을 디자인했다. 캡슐(pods) 형태로 기존의 건물에 부착이 가능하며 지붕창과 접이식 사다리 제품을 활용했다. 노숙인들에게 안전한 공간이 될 이 집은 지붕창과 접이식 사다리 제조업체인 FAKRO와 유럽의 건축을 다루는 매거진 〈A10〉이 주최하는 공모전 ‘새로운 비전을 위한 공간(Space for New Visions)’에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이다.  

 



James Furzer의 ‘노숙자를 위한 집’은 캡슐 형태로 기존의 건물에 부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됐다.

James Furzer의 ‘노숙자를 위한 집’은 캡슐 형태로 기존의 건물에 부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됐다. (출처: jamesfurzer.webs.com)

 

 

‘urban nomads’를 주제로 예술과 건축, 디자인을 조합하는 작가 Winfried Baumann은 유목하는 현대인, 도시의 방랑자을 위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작품 ‘Instant Housing’은 알루미늄, PVC 판넬 등으로 만들어진 카트로, 어디든 쉽게 이동할 수 있고 어디에서든 안전하게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이동성(mobility)과 집으로서의 공간(housing), 식량(provisions), 교통기관(locomotion)의 조합인 그의 ‘Instant Housing’은 노숙인을 위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는 자신의 ‘이동하는 작은 집’ 을 통해 사회적인 행동을 실천하고자 한다. 

 

Winfried Baumann의 ‘Instant Housing’은 ‘urban nomads

Winfried Baumann의 ‘Instant Housing’은 ‘urban nomads'를 주제로 한 ‘이동하는 작은 집’이다. (출처: www.instant-housing.de)


 

미국의 아티스트 Gregory Kloehn는 버려지는 재료들을 활용해 노숙인들을 위한 집을 만들어 선보였다. ‘Homeless Project(www.homelesshomesproject.org)’의 창시자이기도 한 그는 노숙인 문제에 대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 저렴한 비용과 실용적인 방법으로 노숙인들이 안전하게 머물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불법적으로 버려진 쓰레기 더미와 주택 건축에서 사용되고 버려지는 아이템들을 재활용해 설계되는 집들은 제각각의 색상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완성된다.  

 



Gregory Kloehn는 버려지는 재료들을 활용해 노숙인들을 위한 집을 만들었다.

Gregory Kloehn는 버려지는 재료들을 활용해 노숙인들을 위한 집을 만들었다. (출처: www.facebook.com/gregory.kloehn)

 

 

우리는 모자랄 것이 없는 시대, 새로운 것이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세상을 살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원한다. 디자인은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기도 하지만 지역과 사회를 발전시키는 힘을 지닌다. 모두의 삶을 더 낫게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새로운 디자인이 아닐까. 그것이 마음을 헤아려 진심을 담을 때 비로소 그것을 우리를 위한,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내용 출처]  

"디자인 정글" (http://jungle.co.kr)


[링크] 

http://magazine.jungle.co.kr/cat_magazine_special/special_temp5_2.asp?idx_caller=2646&idx=2945&idx_special=218&ref=735&page=1&main_idx=2947&main_menu_idx=1&sub_menu_idx=21&menu_idx=301&all_f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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