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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디자인&기획(UX ,UI,Service)

Report_051. 다시 UX를 정의하다.

by '오지연' 2018.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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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의 정의를 다시 생각하다.



프로젝트 현장에서 실무를 접하는 사람들이 하기 쉬운 실수 중의 하나가, 과업이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방법론 중심적 접근을 하는 것입니다. UX(User experience) 즉, 사용자 경험이 무엇인지를 떠올렸더니, '사용성(Usability)' 같은 키워드가 떠오르거나, 각종 효율적인 '기법(Method)'을 나열하게 된다면 이러한 오류 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픽스에서도 UX를 정의하는 것은 꽤나 오랜 기간이 지나고 난 뒤에 점검하게 된 것입니다.

 

고객이, 그것도 UX에 대한 이해도가 꽤 높다고 보고 있던 고객이 '대체 UX가 뭐냐?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게 해달라'며 순진한 직구를 날렸을 때 '사용자와 서비스간의 상호작용의 모든 것이며, 그래서 사용자 조사가 중요하며, 이러이러한 방법론들이 있으며'라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주저리주저리 얘기한 뒤에,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한 정의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의의 역할은 전혀 그것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듣고 이해할 수 있거나, 정의를 몰랐을 뿐 이미 많이 접하고 알고 있는 사람이 들었을 때 명쾌함을 느끼거나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죠.

 

예를 들어 '디자인'을 '계획에 따라 만들어 내는 모든 행위'라고 정의했을 때 디자인에 대한 경험치와 관계 없이 이해할 수 있고, 명확화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위의 정의의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충족시키는 명쾌한 정의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답은 우선 미루고 - 디자인이라는 보편적 대다수가 들어서 알고 있는 단어와 UX라는 단어의 특수성은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으니까요 - 두 번째 역할을 충족시키는 정의에 대해서 접근해보려고 합니다.

 

 

 

사용자 - 컨텍스트 - 지각과 반응

먼저, 기존의 정의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 all aspects of the person’s experience with the system including industrial design, graphics, the interface, the physical interaction, and the manual. (Don Norman)

- all aspects of the end-user's interaction with the company, its services, and its products. (NNgroup)

노먼과 NNgroup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기존의 HCI 기반에서 불충분한 요소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자 경험 또는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이라는 개념을 이끌어낸 것이 의미있는 진화로 보여집니다. 즉, 인간과 시스템 사이의 하나의 유의미한 레이어(=인터페이스)를 화두로 만들게 되면서UI(User interface)라는 개념이 보편화 됩니다.

 

비교적 최근의 정의를 하나 더 보겠습니다.

 

- a person's perceptions and responses that result from the use or anticipated use of a product, system or service". (ISO FDIS 9241-210)

ISO의 정의에서는 이러한 포괄적인 사용자경험이 지각과 반응으로 구분되고 그 목적이 분명해지지요.

 

인픽스에서도 지각과 반응이라는 단어로 정의하는 것이 가장 명확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노먼이 애초 UX를 정의할 당시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었던지, 중요하게 다뤄야 할 키워드가 빠졌습니다. 바로 컨텍스트 입니다.

 

위키피디어에서는 아래와 같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 The field of User Experience Design has roots in human factors and ergonomics, a field that since the late 1940s has been focusing on the interaction between human users, machines and the contextual environments to design systems that address the user's experience (wikipedia)

UX를 정의하기에 필요한 키워드들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기존의 정의만 살펴보아도 아래와 같이 나오니까요. 사용자, 대상(제품 또는 서비스), 상호작용(지각과 반응), 컨텍스트가 그것입니다.

 

그러면, UX란 '사용자가 특정 컨텍스트에서 제품 또는 서비스와 상호작용하는(지각하고 반응하는) 모든 것' 이 될 겁니다.

 

보편적 사용성의 오류

UX를 정의하기에 위의 문장이면 사실 충분합니다만, 여전히 명쾌하지는 않습니다. UX 개념이 행위를 포괄한 개념이 아니어서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UX를 포괄하는 행위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UX를 한다'는 말은 어색합니다. 아무도 그렇게 얘기하지는 않지요. 일반적으로는 UX 디자인, UX 컨설팅, UX 가이드 라는 말들이 따라 붙습니다. 그렇다면 UX를 과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정의를 찾아보는 게 좋겠습니다.

 

최근에는 평가가 엇갈려서 잘 인용되지 않지만, 하젠살의 논문에서의 정의를 보겠습니다. 이 것이 UX 영역과 정의에 관한 서베이 논문에서 평가자(Valuation) 관점의 정의로 분류되었더군요.

 

(Effie L-C. Law 외, 2009, Understanding, Scoping and Defining User eXperience: A Survey Approach) A consequence of a user’s internal state (predispositions, expectations, needs, motivation, mood, etc.) the characteristics of the designed system (e.g. complexity, purpose, usability, functionality, etc.) and the context (or the environment) within which the interaction occurs (e.g. organisational /social setting, meaningfulness of the activity, voluntariness of use, etc.)

 

여기에서 계획된 시스템의 성격 (복잡성, 목적성, 사용성, 기능성 등)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얘기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 목적성이기 때문인데요. 어떠한 대상이건, UX 전문가에게 의뢰가 들어오는 UX 과제의 대상은 보편적 사용자일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계획된, 또는 계획되어야만 하는 시스템이 있는 것이죠. 이를 간과하기 때문에 이 글 머리에 얘기했던 '사용성(Usability)'의 오류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보편적 대다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확장해버리면, 제약이 많게 되거나, 결과물을 검증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면 결과물에 대한 코멘트가, '특별할 게 없는데?' 또는 '나는 불편한데!'라는 것에 대해 대응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얘기입니다.

 

 


 

목적(철학)이 사용성에 우선한다.

UX는 '특정한 목적을 가진 사용자가 특정 컨텍스트에서 제품 또는 서비스와 지각하고 반응하는 모든 것'이라고 정의하고자 합니다.

 

사실은 특정한 목적에 의하여 계획된 제품 또는 서비스여야 적절한 표현이겠습니다만, 중복되기도 하고 보편적 대다수의 사용자와 대조가 되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즉, UX의 역할은 기존의 사용자와 제품(또는 서비스)의 접점의 보편적 사용성을 높이는 것에서 확장되어 특정한 환경(컨텍스트)을 이해한 바탕 위에, 특정한 목적을 가진 사용자를 대상으로, 총체적인 지각 및 행동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바꿔 말하면 목적에 맞게 계획되고 최적화된 제품, 서비스에 맞춰서 어쩌면 사용자들의 심리적 상태나 이해가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잘 변화를 시키는 것 또한 UX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사용성(Usability)라는 용어가 UX로 대체되고 있다는 한 컬럼이 대변하듯이, 보편적 사용성만 가지고 다양한 환경에 따라,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디자인하기는 불가능합니다.

 

Usability as a term is pretty much dead and has been replaced (not very well) by UX, meaning user experience.(Craig Tomlin, 2012, UX Killed Usability)

 

이러한 관점은 UX 디자인 또는 컨설팅 프로세스 상의 중요도를 다르게 합니다. 대상이 되는 제품(서비스)의 목적을 이해하는 것, 또한 이해관계자(실은 의사결정권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인픽스에서도 분석 단계의 많은 비중을 환경, 사용자 분석 이상으로 이해관계자와의 인터뷰에 두고 있습니다.

 






출처 : http://www.inpix.com/#/detail/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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