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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_061. 콘텐츠 태풍 넷플릭스 - 콘텐츠 시장 흔드는 '갓플릭스' | 넷기반 맞춤 서비스 누가 왜 볼까

by '오지연' 2019.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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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태풍 넷플릭스]  콘텐츠 시장 흔드는 '갓플릭스' 

 

 

 

①넷기반 맞춤 서비스 누가 왜 볼까

문화 주류 ‘핵인싸’들의 놀이터
신기술·자본 업은 다양한 콘텐츠
자체 영상까지 국내 시장도 위협

 

직장인 김윤주씨(34)는 지난 23일 친구들과 조금 이른 송년회를 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근황은 물론 각종 이야기가 테이블에 올랐다. 적당히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쯤 한 친구가 ‘넷플릭스(Netflix)’에 대해 이야기했다. 친구들은 저마다 자신이 즐겨 봤거나 보고 있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추천하면서 서로 품평도 했다. 문화계에 종사하는 김씨는 평소 TV·영화도 많이 보고, 패션 등 최신 유행에서 뒤처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넷플릭스를 이용해본 적이 없는 김씨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그는 “나 혼자 다른 세상에 사는 원시인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요즘 문화 콘텐츠에서 “꽤나 앞서간다”는 이들 사이에선 ‘핵인싸’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넷플릭스 시청을 꼽는다. ‘핵인싸’는 ‘핵’과 ‘인사이더(Insider)’를 합친 신조어로 주류 중의 주류를 뜻한다. 최근 드라마·영화·예능·다큐멘터리 등 각종 콘텐츠를 제작, 인터넷으로 유통하는 넷플릭스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20·30대 유행에 민감한 이들이라면 필수적으로 봐야 하는 콘텐츠 첨병 기지가 된 것이다. 비단 20·30대 젊은층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흡수하며 일상의 일부가 되고 있다. 일주일에 평균 15시간 이상 넷플릭스를 시청한다는 윤모씨(45)는 주로 1시간 정도 걸리는 퇴근시간 열차에서 미국 등 해외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본다. 윤씨는 “원래 예전부터 ‘미드’(미국 드라마)를 즐겨 봤다”며 “웹하드를 통해 보는 것은 불법이라 꺼림칙하고, 휴대전화에 옮겨담는 것도 귀찮은데 넷플릭스는 손쉽게 질 좋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주말에는 집에 설치한 프로젝터를 이용해 큰 화면으로 10시간 넘게 몰아서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월정액 구독(회원) 형태로 운영되는 넷플릭스의 파장은 방송·영화계뿐 아니라 출판 등 문화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양모씨(36)는 잠들기 전 예전에는 침대 위로 가져가는 게 책이었지만, 이제는 넷플릭스가 됐다. 양씨는 “원래 자기 전에는 TV를 잘 안 보고 책을 봤는데, 넷플릭스에는 웬만한 책보다 좋은 다큐멘터리가 많다. 그래서 요즘에는 책이 아니라 휴대전화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잠든다”고 말했다. 

 

 

■ 요즘 20~40대 모이면 “넷플릭스에서 그거 봤어?” 

콘텐츠 태풍 넷플릭스 

전 세계 190개국 서비스 장악 
휴대전화 사용 가능해 ‘간편’
페미니즘 등 콘텐츠 장르 다양 
광고 없고 수준도 높아 ‘인기’

 

넷플릭스는 개인취향을 저격하는 다양한 콘텐츠로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지만 영상 콘텐츠는 물론 출판 등 다른 문화 콘텐츠 생태계에도 변화를 일으키며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한 대형 출판사 대표도 “책 시장을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존재”로 언급할 정도다. 강력한 신기술과 영상 콘텐츠, 막강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세계 콘텐츠 시장을 흔들고 있는 넷플릭스는 누가 왜 볼까. 또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며 확산시키고, 해외는 물론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 DVD 대여 업체서 출발한 넷플릭스 

영화·드라마·예능·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넷플릭스는 현재 190개국에 걸쳐 1억3700만명의 유료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영화·드라마 등의 인터넷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실시간 재생)로, 설립 2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 하나가 됐다. 넷플릭스는 흔히 케이블·IPTV 시청 등을 위해 필요한 셋톱박스 없이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면 시청할 수 있어 OTT(Over The Top) 업체로 분류된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스스로를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고 부른다. 콘텐츠와 이용자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보다 엔터테인먼트, 즉 콘텐츠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걸어온 길을 보면, 왜 콘텐츠에 집중하는지 알 수 있다.

 

현재 최고경영자(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1997년 넷플릭스를 설립하고, 이듬해 온라인으로 원하는 DVD를 주문하면 우편으로 배송하는 DVD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미국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DVD 대여점 블록버스터에 대항하는 새로운 사업 형태였다. 월정액 무제한 대여 요금제로 회원 수를 늘리던 넷플릭스는 2007년 스트리밍 기능을 처음으로 도입한다. DVD 없이 PC로 영화와 TV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스트리밍이 일반화되면서 저장매체 DVD 이용은 점차 줄었고, 결국 경쟁사였던 블록버스터는 2013년 파산하고 만다.

승승장구하던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에 뛰어들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다(넷플릭스 콘텐츠는 자체 제작하는 ‘오리지널’, 제작 전후 투자·구매하는 ‘선구매’, 방송 뒤 구매하는 ‘라이선스’ 등 3가지로 나뉜다). 2012년 첫 오리지널 드라마 <릴리해머>는 실패했지만, 이듬해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은 ‘TV 아카데미상’인 에미상을 휩쓰는 등 큰 성공을 거둔다. 넷플릭스는 시대와 기술에 따라 급변하는 플랫폼보다 결국 콘텐츠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 

 

헤이스팅스는 이달 초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속 콘텐츠에 투자하며 성장하는 것이 당장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 큰 이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2015년 호주·뉴질랜드·일본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90개국으로 서비스 대상 국가를 확장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3개 도시에 상설 사무소·사무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Netflix 인기 동영상 - 하우스 오브 카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카우보이의 노래, 킹덤(공개 예정)(사진 위부터).

 

 

■ 누가, 어떻게, 왜 보나 

 

넷플릭스는 국가·연령대별 회원 수, 콘텐츠별 조회 수 등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광고가 없는데 광고주에게 필요한 구체적인 수치 정보를 밝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거론되는 이용자층을 보면 한국에서는 주로 20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는 PC·노트북·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 등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다양한 기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 회원 60% 이상이 휴대전화로 넷플릭스를 본다. 다만 휴대전화는 시청 시간이 길지 않고, 북미·유럽 등에서는 TV로 시청하는 이들이 많아 전체 시청 시간의 65%는 TV를 통해 이뤄진다.

한국은 휴대전화 시청자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이는 국내 주 회원층이 20~40대인 점과도 연관이 있다.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기 때문에 최신 스마트 TV가 아니면 TV 시청을 하기 위해선 별도의 기기를 설치해야 한다. 지난 16일부터 시작한 LG유플러스 제휴로 국내에서도 TV로 시청하는 이들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지상파 등 한국방송협회는 통신사와 넷플릭스의 제휴사업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선 상황이다.

 

넷플릭스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콘텐츠의 다양성이다. 넷플릭스는 구체적인 콘텐츠 보유량은 밝히고 있지 않지만, 미국 외 영국·유럽·호주·일본·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 제작한 유명 콘텐츠를 갖고 있다. 한국에서 잘 볼 수 없었던 동성애·페미니즘·스탠드업 코미디 등 소재·주제·장르도 다양하다. 여성 캐릭터 위주로 서사가 진행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쉬라>는 트위터 등 SNS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콘텐츠의 양뿐 아니라 질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포츠의 약물 파동을 다룬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이카로스>는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올해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다음달 14일 공개되는 오리지널 영화 <로마>는 지난 9월 열린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여러 개의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취향에 따라 콘텐츠를 제공·검색하고, 추천을 받을 수 있는 프로필은 한 계정당 최대 5개를 만들 수 있다. 가령 ‘기분 좋은 날’ ‘우울한 날’ ‘화나는 날’ 등 이용자는 자신의 기분에 따라 프로필을 만들어, 그날의 기분에 맞는 맞춤 추천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 이미지 하나도 이용자의 취향을 고려해 보여줄 정도로 치밀하다. 

예를 들어 <미스터 션샤인>을 대표하는 포스터를 이병헌·김태리·맞잡은 손 등 5가지로 준비한 뒤 이용자에 맞춰 포스터가 나타나게 한다. 여성이 중심이 되는 콘텐츠를 시청하는 이들은 검색창에 ‘여성’만 쳐도 ‘여성 주도 코미디’ ‘여성 캐릭터가 돋보이는 영화’ ‘젊고 강한 여성 캐릭터 성장물’ 등의 카테고리를 보여준다.

 

이용자의 인터넷 속도도 환경에 맞게 해상도를 조절해 버퍼링을 최소화한다. 인터넷 속도가 느린 곳이면 낮은 화질로, 속도가 빠른 지역이면 높여 최상의 화질을 제공하는 것이다. 2016년 도입된 다운로드 기능은 인터넷이 느린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을 이용자의 수요에 맞춰 도입됐다. 콘텐츠를 압축해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인코딩 기술도 점차 향상시켜 데이터를 적게 쓰도록 개선 중이다. 2015년 모바일 데이터 4GB로 7시간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같은 4GB로 26시간을 볼 수 있다. 조만간 33시간 시청 기술도 적용될 예정이다.

 

광고가 없고, 무제한임에도 비교적 싼 가격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제공하는 요금제는 ‘베이직’(일반 화질·1명 접속·월 9500원) ‘스탠더드’(HD 화질·2명 동시 접속 가능·월 1만2000원) ‘프리미엄’(UHD 화질·4명 동시 접속 가능·월 1만4500원) 3가지다. 스탠더드와 프리미엄은 여러 명이 같은 계정(ID)으로 접속해 동시에 시청할 수 있어 가족·친구 등이 월 구독료를 나눠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운로드도 별도의 추가 결제 없이 가능하다. 이 밖에 20여개의 언어로 자막을 제공해 외국어를 공부할 때 유용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현재 25개 언어로 제작된 자막을 지원하고 있다. <스타트렉>은 클링온어(실제 존재하지 않는 극중 외계어) 자막도 있다”며 “내년 1월 공개될 <킹덤>은 27개 언어 자막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시리즈 목차 

 기반 맞춤 서비스 누가 왜 볼까 (1) 
 레이어(생산자)들 선호 이유 (2)
 (leak·유출) 둘러싼 전쟁 (3) 
 스로 변할까?(4)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1260600035&code=96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1_4&C#csidx8895789eb189067aa40178aaf53aa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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